뉴스데스크김현지

세 모자 살해범 "잘못한 것 맞다, 8년 전 기억 잃어" 횡설수설

입력 | 2022-10-28 20:17   수정 | 2022-10-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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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범행 은폐까지 시도했던 4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난 이 남성은 ″오랫동안 기억을 잃었었다″면서 횡설수설하더니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까지 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인과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남성은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미안하다′며 흐느꼈습니다.

[피의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이틀 만에 다시 취재진과 마주한 남성.

전과는 달라진 어조로, 2~3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며 잘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
″미안합니다. 제가 잘못한 것 맞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묻자, 선뜻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장황하게 하면서 피해자를 책망하는 듯한 발언까지 합니다.

[피의자]
″8년 전에 기억을 잃었고요. 8년 만에 기억을 찾았는데, 이번에 코로나 걸려서 기억났거든요. (그 사이) 제 어머니는 버려졌고, 저는 뭐 ATM 기계처럼 일만 시키고…″

영장심사를 마친 남성에게 발언 의도를 묻자 낮은 어조로 다시 말을 바꿉니다.

[피의자]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다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렇게, 그렇게 미친X 아니에요.″

경찰 관계자는 남성의 ″8년 전 기억″ 언급은 범행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말을 바꾸며 횡설수설하는 건 형량을 줄이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 가족 간 사건이라 재범방지 효과가 적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의 경우, 역시 가족 간 사건이지만 신상이 공개된 점을 감안하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성훈/변호사]
″가족 간의 범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개가 안 되는 건 아니고… 구체적인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움직인다고 보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법원은 영장 심사를 마친 지 3시간 반 만에 ″범죄의 중대성과 도망 우려″를 이유로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편집: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