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외전차주혁

"노동시간 유연화 폐기하라"‥청년 노동자들 반발

입력 | 2023-03-17 15:13   수정 | 2023-03-17 15:1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이 벽에 부딪힌 건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청년 노동자들의 반발 때문입니다.

이들의 의견을 다시 귀담아 듣겠다며 정부는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역시 60시간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차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통령 질책 이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틀 연속 예정에 없던 긴급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어제, 2030자문단 간담회)]
″우선 입법예고 중인 제도개편안과 관련하여 청년을 비롯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장관이 만난 건 대기업과 공기업 8곳의 MZ노조 협의체 대표들, 그리고 석 달 전에 노동부가 직접 임명한 청년 자문단입니다.

정부는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빌리고 싶어 했습니다.

초대받지 못한 다수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결국, 기습 시위까지 벌여야 했습니다.

[민주노총 청년 노동자]
″마치 청년들이 원하는 것처럼 정책을 이야기했지만 다수의 청년들이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청년 소통 강조하겠다고 하시면서 다수의, 정말 일하는 비정규직 청년들의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현행 주 52시간조차 OECD 최고 수준의 장시간 노동인데, 바쁠 때 더 몰아서 일하라는 건 과로사 조장 정책일 뿐이어서 69시간이냐 60시간이냐는 본질을 벗어난 것이란 주장입니다.

노동시간 유연화도,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도 겉으론 청년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라지만, 실상은 경영계가 줄곧 요구해왔던 노동 정책들입니다.

[한영수/한국노총 경기도 일자리재단 노조위원장]
″저는 윤석열 정부가 지지하는 MZ세대 노조위원장입니다. 합리성을 대변한다는 MZ노조를 교묘하게 활용하여 노동계, 세대 간의 갈등을 유도하고 국민 여론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짜 야근의 주범인 포괄임금제 폐지는 청년 노동자들이 바라는 노동 정책 중 하나입니다.

포괄임금제 대책을 내놓기로 했던 고용노동부는 예정됐던 발표를 잠정 연기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