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경차 수리비 1천만 원 나온 이유보험사의 노림수

뉴스데스크김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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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도심에서 3중 추돌사고가 났는데 피해를 입은 경차의 수리비 견적서에 천만 원 넘는 금액이 찍혔습니다.

새 차 값에 준하는 수리비가 든다는 건데요.

자동차공업사는 보험사의 요구를 받고 예상 수리비를 부풀려줬다고 실토했습니다.

제보는 MBC, 김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10월, 서울 광화문 부근의 4차로를 달리던 버스 앞에 한 경차가 차선을 바꿔서 들어옵니다.

잠시 후 멈춰선 경차를 버스가 들이받았고, 튕겨나간 경차는 앞에 있던 SUV 차량과도 충돌했습니다.

알고 보니 SUV 차량이 경차 앞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해 경차가 멈췄는데, 뒤따르던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겁니다.

경차는 버스에 받힌 오른쪽 뒷부분이 찌그러졌고, SUV와 충돌한 왼쪽 앞부분도 부서졌습니다.

소송 결과 버스 80%, SUV 20%의 과실 비율이 확정됐고, 두 차량이 각각 가입한 보험사에서 경차 측 보험사에 보험금 99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보험금 산정의 근거가 된 경차의 수리비 견적서를 보니 ′예상 수리비용′이 1,029만 원에 달했던 겁니다.

해당 차종의 출고가격에 준하는 수준입니다.

견적서에는 사고와 무관한 조수석 관련 부품 등 수리가 불필요해 보이는 50여 건의 부품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보자]
″조수석 있잖아요. 조수석 서스펜션부터 허브, 조인트까지 다 들어간 거, 라디에이터 터진 거 확인 전혀 안 됐거든요. 접촉이 아예 없었던 이 부분, 이 많은 견적들이 올라갔고‥ 저는 인정할 수 없어요.″

어떻게 된 건지, 예상 수리비 견적서를 작성한 공업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뜻밖에도 경차 측 보험사가 요구한 금액에 맞춰 작성해준 견적서라고 털어놓습니다.

[공업사 관계자]
″처음에 견적을 보냈는데, (차주 측이) 폐차를 원하는데 그 금액이 안 나온 거죠. 그러니까 보험사에서 ′그냥 금액 맞춰서 더 넣어주세요. 저희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렇게 해서 더 써서 재전송을 한 거예요.″

보험사의 요구를 거절하면 사고 차량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공업사 관계자]
″물론 양심껏 하면 우리는 그렇게 못합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차를 넣어주는 입장이니까 갑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한테…″

당시 차를 산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경차 주인은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차량 가액 만큼의 보상을 보험사로부터 받았습니다.

보험업계에선 ′전손처리′라고 부르는 조치인데,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예상 수리비를 부풀리는 관행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경차한테 천만 원 수리비가 나온다는 거는 백 명 전문가들한테 얘기해도 백 명이 다 말이 안 된다고 얘기하죠.″

그 부담은 결국 인상된 보험료의 형태로 보험 가입자들에게 전가됩니다.

버스업체와 SUV 운전자 측은 과다 지급한 보험금을 환수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경차 측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보험사가 허위 견적서를 요구했다는 건 공업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고무근

[제보는 MBC] 경차 수리비 '1천만 원' 나온 이유‥보험사의 노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