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인기 전시 예약제, '오픈런'에 '아트캉스'까지

입력 | 2023-05-27 20:23   수정 | 2023-05-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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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에드워드 호퍼′나 ′이우환′ 같은 인기 작가들의 전시회에는 늘 관람객이 몰립니다.

그래서 요즘은 미술 전시장에서도 공연이나 영화처럼 사전 예매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쾌적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시간당 제한된 인원수만 받는 건데요.

주말에 만나는 문화 소식, <문화앤톡> 임소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전시관 문을 여는 오전 10시.

기다리던 관람객들이 줄지어 들어옵니다.

미국 대표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국내 첫 개인전.

매시간 사전 예약한 600명씩 입장하는데 개막 전에 이미 13만 장 넘게 팔렸습니다.

[이지선]
″요즘에 전시 다 웬만해서 예약하고 가는 것 같아요. 약간 코로나 이후에는 이제 사람들이 조금 몰리는 걸 방지하려고‥″

예약을 못 한 관람객이 현장에서 살 수 있는 입장권은 1시간에 서른 장 뿐.

이러다 보니 휴일엔 개관 전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이승아/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관람객분들이 항상 특정 시간대에 오시는 현상을 이제 주목하게 되었는데요. 유지하고 이렇게 관리를 하는 데 좀 많은 어려움을 느꼈었어요.″

공연이나 영화처럼 미리 입장권을 예매하는 ′사전 예약제′는 전시 관람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12년 만에 열리는 이우환 작가의 개인전과 모빌의 개념을 만든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도 시간당 제한 인원만 받고 있습니다.

좀 더 쾌적하게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진새롬]
″너무 많이 몰려 있지 않게 볼 수 있어서 저는 이렇게 예매하고 오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입소문을 탄 무료 전시의 경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예약권을 사고파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인기에 착안해 내놓는 상품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호텔은 에드워드 호퍼 전시 티켓을 제공하는 투숙·전시 패키지를 내놨고, 또 다른 호텔은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를 전문 해설가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이른바 ′아트캉스′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이남일/전시해설가]
″문을 닫고 완전하게 고객분들과 같이 사적으로 모여서 해설하고‥사람 많다 보면 질문 못 하실 때도 많잖아요. 그때 이제 저한테 실제로 질문하시기도 하고‥″

미술에 관심이 부쩍 커진 젊은 세대들.

SNS로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인기 전시를 둘러싼 예약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윤병순 / 영상편집 :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