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범

[알고보니]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침해 늘었다?

입력 | 2023-07-28 20:25   수정 | 2023-07-28 20:4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기자 ▶

이렇게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텐데요.

오늘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부장관은 우선 추진할 대책으로 학생인권조례 개선을 꼽았습니다.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이초 사건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주호/교육부 장관]
″교권의 추락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교권이 2010년 인권 조례 이후부터 좀 지속적으로 추락을 해 왔고요.″

학생인권조례를 교권 침해의 주요 원인으로 본 건데요.

맞는 말인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학생인권조례는 지난 2011년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시행됐습니다.

조례 시행으로 머리와 복장 규제가 사라지고, 체벌과 강제 야간자율학습이 금지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지금은 서울을 비롯해 7개 광역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 기자 ▶

그렇다면, 이렇게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7개 지역이 없는 지역보다 교권 침해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교육부 실태조사로 확인된 교권침해 현황은 지난해 기준 3천35건인데요.

이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7개 지역에서 발생한 게 1천8백여 건으로, 60.3%를 차지합니다.

절반이 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수도권이 포함돼 있어서 전국 학생의 62.1%가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인구 비중을 놓고 보면, 오히려 교권침해 사례가 적었던 겁니다.

◀ 리포트 ▶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의 교권침해가 더 늘고 있는지도 따져봤는데요.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서울은 줄고, 경기도는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은 어땠는지 비교해 봤는데요.

인구가 가장 많은 두 지역 중 경남은 늘고, 부산은 줄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의 존재 여부와 특별한 관계를 찾기 어려운 겁니다.

교권 침해는 주로 누가 하는지도 알아봤습니다.

한국 교총이 발표한 지난해 교권침해 상담 사례 520건을 분석했는데요.

교권 침해를 가장 많이 저지른 사람은 학생인권조례와는 관련이 없는 학부모로, 절반 가까운 46.4%를 차지했습니다.

뒤이어 교직원이 24.4%였고, 학생은 12.3%에 그쳤습니다.

물론, 교권 침해를 당해도 신고나 상담 없이 참고 넘어가는 선생님이 많다는 점에서 통계만으로 현실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원인 분석과 실태 조사 없이 모든 원인을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린다면 교권 회복의 올바른 답을 찾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송지원 / 자료조사: 박호연, 박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