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3분을 위한 5년의 기다림‥메달보다 값진 도전

입력 | 2023-09-27 19:12   수정 | 2023-09-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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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하루, 단 3분을 뛰기 위해서 5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온 선수가 있습니다.

우슈 대표팀의 서희주 선수인데요.

메달을 목에 걸고 은퇴를 하고 싶다던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메달보다 더 값진 도전으로 뜨거운 감동을 전해줬습니다.

항저우에서 김민형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2010년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4년엔 한국 여자 우슈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성공했던 서희주.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겠다며 2018년 대회에도 참가했지만, 경기 시작 5분 전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워밍업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겁니다.

[서희주/우슈 국가대표 (지난 2018년)]
″마지막 아시안게임이기도 하고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너무 아쉽고…″

이후 이어진 두 차례의 수술과 힘겨운 재활.

선수 생활 유지조차 불투명했지만, 서희주는 은퇴도 미루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단 3분의 연기를 위해 5년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오늘, 당당히 그 무대에 섰습니다.

먼저 1분 반의 검술 연기에서는 4위.

이어서 역시 1분 반의 창술 연기에 나섰습니다.

서희주는 눈을 질끈 감았고 동료들은 우렁찬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야속했습니다.

메달까지 단 0.003점이 모자란 4위.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서희주/우슈 국가대표]
″순간 좀 파노라마처럼 마음이… 아, 또 울어… 자카르타 때부터 5년 동안 준비해 온 과정이 생각이 나서…″

마음속에 아쉬움까지 지울 수는 없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서희주/우슈 국가대표]
″좀 많이 막막한 것도 사실 있었어요. 그럴수록 ′무조건 더 도전해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했던 거 같아요. 나는 충분히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내 자신을 믿고 즐기자, 보여주자…′″

단 3분의 시간을 위한 5년의 기다림.

하지만 오늘의 눈물은 그때와는 달랐습니다.

메달보다 더 값진 도전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항저우에서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고헌주 / 영상편집: 조아라 / 영상출처: 유튜브 서희주 Heeju TV

″본 영상은 저작권 관계로 MBC 뉴스 홈페이지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