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하은

불길 속에서 80대 노부부 구하고‥20대 소방관 순직

입력 | 2023-12-01 20:03   수정 | 2023-12-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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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새벽 제주의 한 화재 현장에서 20대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진화 작업을 돕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순직한 소방관은 올해 스물아홉 살, 임성철 소방장입니다.

김하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깜깜한 새벽.

갑자기 불길이 치솟더니 주변이 대낮처럼 환해집니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더니 연기가 가득 뿜어져 나옵니다.

오늘 새벽 0시 45분 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불이 났습니다.

당시 주택에서는 80대 노부부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출동한 소방구조대와 주민들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목격자 (음성변조)]
″불이야 불이야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우리 아저씨가 팬티 바람으로 나가서 보고 하더니 불이 막 그냥 막 번지고 있는 거야.″

그런데 불이 난 창고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제주동부소방서 소속 임성철 소방장을 덮쳤습니다.

콘크리트 처마가 갑자기 무너지며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올해 29살인 임 소방장은 임용 5년차인 구급대원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주민 대피를 마친 뒤 진화 작업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격자 (음성변조)]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고 그래서 그 정도만 알았지. 그렇게 돌아가실 줄은 몰랐지. 안타까워 죽겠어요. 20대고 또 너무 어린 나이고 그래서 가슴이 너무 아파요.″

동료들은 큰 충격에 빠졌고, 함께 출동했던 대원들은 심리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임 소방장에 대한 보상과 예우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이번 화재가 전기 누전으로 인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하은입니다.

영상취재: 김현명 /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