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23년 롱런 뮤지컬의 비결 "자유·다양성을 향한 목마름"

입력 | 2023-12-10 20:22   수정 | 2023-12-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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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외 유명 작품을 국내 배우의 우리말 공연으로 볼 수 있는 라이선스 공연.

이 라이선스 공연이 시작된 게 20여 년 전인데요.

파격적인 소재와 형식으로 23년째 롱런하는 뮤지컬이 있습니다.

그 비결, 주말에 만나는 <문화앤톡>, 임소정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화려한 무대 장치도, 기승전결을 따르는 전개도 없습니다.

가난, 마약, 에이즈에 신음하는 스트립 댄서, 여장을 한 드래그퀸과 행위예술가.

어느 하나, 예사로운 캐릭터도 없습니다.

90년대 말,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 나온 뮤지컬 <렌트>는 ′파격′ 자체였습니다.

한국 무대에 오른 건 23년 전, 올해로 벌써 9번째 시즌을 맞습니다.

그 시절 미국에서조차 쉽게 이해받지 못했던 존재들이 국내에서 오래 사랑받은 건 무슨 이유일까요?

21년째 렌트 무대에 오르는 엔젤 역의 김호영 배우와 새내기 엔젤 조권 배우.

[김호영/뮤지컬 <렌트> 엔젤 역]
″소재도 그렇지만 형식 자체가 여타 다른 뮤지컬들과 좀 차별적인 것들이 있죠. 각기 다른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템포로 부르고‥″

록과 알앤비, 탱고에 발라드, 가스펠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만큼, 다양한 인물들.

<렌트>에선 어느 하나가 아닌, 이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조 권/뮤지컬 <렌트> 엔젤 역]
″모든 사람들은 내면에 또 다른 자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이 있고 눈치 보며 사는 게 훨씬 낭비하는 삶이지 않을까.″

″주어진 시간만큼 빌려 사는 세상,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며 살자″는 작품의 메시지 속에서, 사회적으로 억눌려온 다양성은 공감과 인정, 연대를 거쳐 모두의 이야기가 됩니다.

[조 권/뮤지컬 <렌트> 엔젤 역]
″결국엔 사랑이고 우정. 렌트라는 작품을 통해서 내 삶을 같이 또 되돌아볼 수도 있고‥″

[김호영/뮤지컬 <렌트> 엔젤 역]
″어떤 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다라는 것들을 받아들여지는 게 아닌가‥″

어느날, 무대의 이단아처럼 등장한 뮤지컬 <렌트>.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는 건, 다양성에 대한 목마름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MBC뉴스 임소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