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조명아

전쟁에 파괴된 일상‥촛불로 겨울나기

입력 | 2023-01-05 07:36   수정 | 2023-01-0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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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에너지 시설에 집중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전기, 가스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영하 20도의 한파까지 찾아오면서 주민들이 걱정입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조명아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키이우 인근 한 신도시의 아파트촌.

약국 같은 필수 시설만 발전기를 이용해 불을 밝히고 있을 뿐, 가로등과 간판 대부분 불이 꺼져 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빅터 씨 부부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집은 14층인데 엘리베이터는 꺼져 있습니다.

다행히 비상용 엘리베이터는 작동중이었습니다.

전기가 끊겨 초인종까지 꺼지는 바람에 현관문을 열려면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야 합니다.

어두운 집 안에는 촛불 두 개와 충전식 전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지난해 러시아군이 에너지 관련 시설을 집중 공격한 이후, 정전은 일상이 됐습니다.

[빅터/키이우시 주민]
″거의 매일 전기가 나가요. 어떤 날은 3시간이 나가기도 하고 다른 날은 그보다 덜 나가기도 하고 더 오래 (전기가) 나가기도 하죠.″

수돗물, 난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나/키이우시 주민]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항상 물도 나오지 않아요.″

전쟁의 타격을 고스란히 입었던 도시 외곽 지역은 상황이 더 열악합니다.

지붕은 날아갔고 집 내부도 다 타버렸습니다.

가스보일러, 수도 펌프도 고장 나 태양광 패널로 임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10개월이 지났지만, 복구는 어려운 상태.

마당 한켠 테라스로 쓰던 공간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3주 전 전신주가 복구돼 간간히 전기가 들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촛불과 장작에 의존해 생활해 나가고 있습니다.

[리우보프/모스츈 주민]
″우리 가족은 다함께 이곳에 살았고 이 집에서 정말 행복했어요. 서로 아끼면서 함께 살았는데 지금은 (피난으로) 모두 흩어졌어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마을 곳곳에 난방텐트 등 임시시설을 설치해 정전, 단수 상황에 대비하고 있지만, 추운 겨울, 주민들의 파괴된 일상을 회복시켜주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키이우에서 MBC뉴스 조명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