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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콸콸' 벌금형 받고도‥'불법 투기' 여전

입력 | 2023-08-07 07:38   수정 | 2023-08-0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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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사용하고 남은 농약과 농약이 묻는 잔디를 하천에 그냥 버렸던 강원도 평창의 한 골프장.

지난해 현장이 포착돼 저희 MBC가 보도한 이후, 이 골프장은 벌금형을 받았는데요.

여전히 만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유나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원 평창 대관령의 골프장입니다.

1년 전 잔디 관리를 위해 살포하고 남은 농약과 농약이 묻는 잔디를 빗물이 나가는 관으로 흘려 보내는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농약과 잔디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상황은 바뀌었을까.

골프장 잔디깎는 기계에 잔디가 잔뜩 달라붙어 있습니다.

골프장 잔디는 농약이 묻어 있어 폐기물로 따로 보관했다가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계에 붙은 잔디를 강한 물줄기로 쏘아가며 우수관으로 그대로 흘려 보냅니다.

1년 전과 똑같습니다.

[제보자 (음성변조)]
″(창고에) 보여주기식으로 어느 정도만 조금 쌓아놓은 다음에 나머지는 그냥 세차하면서 물로 흘려보내는 시스템…″

현장에 가 봤습니다.

지난해 MBC 보도 이후 잔디 부산물을 보관하는 창고가 새로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창고에는 모래만 쌓여 있고, 깎아낸 잔디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골프장 측은 잔디 부산물을 코스 한쪽에 뿌리는 방식으로 처리해 창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골프장 관계자 (음성변조)]
<오늘은 이게 다예요?>
″이게 지금 오래 쌓여있는 거예요. 많이 나오지가 않아요. 나와봤자 한 통에 이만큼 나오는 걸 갖다 놓는 거죠, 여기에 계속…″

과연 그럴까?

18홀 규모의 다른 골프장의 폐기물 관리대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올해 농약 묻은 잔디 부산물이 17톤이나 발생했고, 모두 폐기물로 정상적으로 처리했습니다.

문제의 이 골프장은 36홀 규모니까 부산물이 17톤의 두배가량은 나올 것으로 추정되지만, 창고에 쌓아둔 흔적도 없고, 폐기물로 처리한 기록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보자는 또다른 의혹도 제기합니다.

[제보자 (음성변조)]
″농약 같은 경우에도 소량이지만 아직까지 크게 바뀐 거 없이 조금씩 버리는 걸로…″

문제의 골프장은 지난해 MBC보도 이후 농약 방류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잔디 부산물을 흘려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과태료 60만원의 행정 처분을 받은 게 전부였습니다.

MBC뉴스 유나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