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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게임기 안에 도마뱀이?‥보호시설 가보니
입력 | 2023-11-06 06:49 수정 | 2023-11-06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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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독특하고 희귀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욕심 탓에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멸종위기종이 한해 2백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밀수하다 적발되거나, 키우다 그냥 버려진 동물들이 모여있는 보호시설을 김민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낯설게 생긴 거북이 한 마리가 먹이를 먹습니다.
아프리카 원산으로 국제 멸종위기종 설가타 거북입니다.
도토리라는 별명을 가진 이 설가타 거북이는 지난해 서울 한복판에서 발견됐습니다.
[김동혁/국립생태원 사이테스(CITES)동물관리부장]
″작년 6월쯤에 홍대 길에서 발견이 돼서 시민들이 구조를 해야 하겠다고 제보를 했고, 허가를 안 받고 키우다 보니까 이제 조금 문제가 됐었고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고양이과 야생동물 서벌, 3년전 경기도 평택에서 다른 들고양이들과 꿩을 닥치는대로 사냥하다 포획됐습니다.
이런 멸종위기 동물들은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사이테스(CITES)에 등재돼 있어, 국내에 들여와 키우려면 적법한 수입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밀수로 들여오거나 키우다 버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모두 국립생태원의 사이테스 동물보호시설로 모입니다.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 48종 263마리를 보호 중인데, 가장 많은 건 파충류로 34종 233마리나 됩니다.
불법 밀수 과정에서 적발된 경우가 가장 많은데 지난해 230마리, 올해도 155마리나 됩니다.
작고 모양이 예뻐 인기있는 이 인도별거북은 수십마리를 테이프로 감아 가방에 넣어 갖고오다 적발됐고, 게임기 안에 부품을 빼내고 물왕도마뱀 여러 마리를 들여오다 적발된 경우도 있습니다.
사이테스 인증을 받고 정식으로 수입하면 가격이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다른 야생동물을 키우겠다는 욕심 탓에 끊이지 않는 밀수, 멸종위기종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입니다.
키우다 싫증나 내다버릴 경우 생태계 교란 우려도 있어 별도의 시설에서 보호가 필요합니다.
국립생태원은 보호시설에 들어오는 멸종위기종이 계속 늘고있어 국내외 동물원이나 보호시설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