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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상처에 천착‥강렬한 시적 산문"

입력 | 2024-10-11 15:09   수정 | 2024-10-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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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

노벨상 위원회가 발표한 대로 작가 한강은 폭력과 상처에 천착해 왔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단편 <붉은 닻>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가로서 첫발을 뗀 작가 한강.

인간의 상처와 고통은 시작부터 그의 화두였습니다.

[한강/작가 (2016년, 부커상 수상 기자회견)]
″(제 작품들은)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가지고 씨름하는 소설들이었다고 생각되고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은 버리고, 버려진 사람들의 상처를 그려냈고, <내 여자의 열매>는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한 이들의 아픔을 담담히 그려냈습니다.

심사위원 7명 전원 일치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몽고반점>,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을 안긴 <채식주의자>는 상처를 낳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과 폭력을 강렬하고 섬세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결코 더럽혀질 수 없는 ′흰′것들에 대한 이야기 <흰>은 또 한 번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란 역사적 사건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소년이 온다>로 개인의 상처에서 세대를 관통하는 트라우마로 주제를 확장했고,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배경을 알지 못하는 이국의 독자들까지 사로잡으며, 메디치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한강/작가 (2023년, 메디치상 수상 기자회견)]
″애도를 끝내지 않는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인류 보편의 주제인 폭력을 담아낸 서정적이고 예민한 감각의 문장들.

이제 ′노벨문학상′이란 이름 아래, 더 많은 세계의 독자들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