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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배드파더스' 유죄 확정‥"공익성 있지만 위법한 사적제재"
입력 | 2024-01-04 20:37 수정 | 2024-01-0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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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녀의 양육비를 주지 않고 버티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배드파더스′의 운영진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양육비 문제를 공론화한 ′공익성′은 있지만, 엄연히 불법인 사적 제재이고 신상이 공개된 이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건데요.
정상빈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문을 연 ′배드파더스′.
이혼 뒤 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자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사진과 주소, 직장까지 공개했습니다.
3년 동안 ′나쁜 아빠, 엄마′ 2천5백 명이 공개됐고, 1천여 명은 양육비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5명이 운영자 구본창 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구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국민참여 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은 전원 무죄로 평결했고, 법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사적인 제재로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유죄로 판결해,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논란 5년 만에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양육비 문제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며 공익성은 인정했지만 ″수치심을 느끼도록 해 양육비를 내게 강요한 사적 제재로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봤습니다.
각자 사정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공개했고, 공직자가 아닌데도 얼굴과 직장까지 공개해 피해가 컸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처벌수위는 벌금 1백만 원의 선고유예.
유죄는 맞지만 선고를 2년 미루는 판결로, 사실상 선처했습니다.
정부는 2021년부터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지만, 사진과 직장 등 구체적 정보는 빠져 있습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운영자]
″미지급자의 사진이 빠져 있는 상태에서, 동명이인이 많다 보니까 여가부의 신상 공개를 통해서는 누구인지 특정이 되지 않아요.″
구 씨는 재작년부터 새 사이트를 열고 사진과 출신학교 등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 신상정보를 다시 공개해 왔습니다.
구 씨는 운영을 계속할지 아직 결정 못 했다고만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이주혁 / 영상편집: 안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