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정치놀음 하는 건 정치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삭발로 호소

입력 | 2024-01-18 19:55   수정 | 2024-01-18 21:2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온몸을 던져 애원했지만 여당이 끝내 자신들을 외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유족들은 삭발까지 하며 특별법을 즉시 공포해달라고 대통령에게 호소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발기가 지나는 자리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잘려나갑니다.

영정을 품에 안은 어머니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박영수/고 이남훈 씨 어머니]
″저희 엄마들의 눈물은 강이 됐습니다. 아버님들의 한숨은 태산이 됐습니다. 정치하는 분들 한번 강을 돌아보고, 태산을 돌아보셨습니까.″

특별법 표결을 거부했던 여당이, 이제는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또다시 유족들을 외면했다고 규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즉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덕진/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대외협력팀장]
″우리 유가족들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고 이 법을 정쟁에 휘말리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치놀음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정치권입니다.″

시민단체도 여당 비판에 나섰습니다.

[이지현/참여연대 사무처장]
″국민의힘은 이태원참사의 진상규명이 그렇게 두렵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조사의 대상이 되고 책임이 지워질까 봐 그렇게 두렵습니까?″

참사 발생 이후 특별법 통과까지 438일 동안 유가족들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한여름 장대비 속에서도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거리로 나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외쳤습니다.

[이기자/고 문효균 어머니(지난달 20일)]
″얼른 (특별법이) 처리돼서 이제 유가족들이 아이들을 진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끔…″

가까스로 통과된 법안에 가슴을 쓸어내린 것도 잠시, 유가족들은 쏟아지는 눈을 온몸으로 맞으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달라 호소했지만 결국 법안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지호 /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