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제민

부가티 타고 피카소 작품 사고‥도박 사이트 수익 550억 원 세탁 일당 검거

입력 | 2024-01-22 20:28   수정 | 2024-01-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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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백억 원의 범죄 수익금을 자금 세탁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40억 원이 넘는 슈퍼카, 또 유명 작가의 미술품들을 사들이면서 자금의 출처를 교묘하게 속여왔습니다.

류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검찰 수사관들이 명품 가방을 압류합니다.

″<가방, 귀금속. 가전제품은 하지 마라.> 가방, 시계, 귀금속, 미술품만…″

벽면에 걸린 거장 피카소의 작품에도 압류 딱지가 붙여집니다.

모두 도박조직이 자금 세탁을 위해 사들인 물건들입니다.

지난 2017년부터 필리핀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총책은 도박자금을 여러 개의 대포통장으로 송금했습니다.

그러면 국내 조직원들은 이 중 매일 6억 원씩 인출해 총책의 지인들에게 보냈습니다.

지인들은 이 돈으로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의 부동산과 고가의 물건을 사들여 총책에게 넘기거나 보관하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도왔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4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범죄수익 550억 원을 자금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직원의 집에서는 자금 세탁에 사용할 500억 원가량의 돈다발이 나왔고, 백남준, 앤디 워홀, 이우환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도 발견됐습니다.

고급 차량도 여러 대 나왔는데, 시가 40억 원이 넘는 초호화 슈퍼카도 있었습니다.

자금 세탁에 사용한 이 수십억 원 상당의 슈퍼카는 주행 모습만으로 SNS에 크게 회자될 정도로 국내에 몇 대 없는 희귀한 차종입니다.

자금 세탁에는 가족들까지 동원됐고, 현직 수협 조합장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총책이 미성년 자녀가 성인이 되면 주기 위해 부동산과 고가 물품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보성/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에 현금으로 범죄 수익을 투자한 다음에 회사의 수익이나 매각 대금 등을 계좌로 송금 받아서 정상적인 자금의 출처 외관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했습니다.)″

검찰은 자금세탁 총책 등 4명을 구속 기소하는 한편, 범죄 수익 535억 원을 압수하거나 추징 보전했습니다.

또 인터폴과 공조해 해외로 도주한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제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욱진(부산) / 영상제공: 부산지방검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