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건 김 여사가 선물을 받은 것이고, 규정에 따라 대통령 기록물로 보관 중이다. 따라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하는 반론과 법적, 제도적 잣대로만 부정적인 여론을 극복할 수 없다는 지적은 여전합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통령실은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사과를 하면 선거판에서 공세를 당할 수 있다는 입장과 총선을 위해 대통령실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총선 유불리와 연관된 사과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본질적 쟁점은 남아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을 ′선물′로 규정했습니다.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모든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보관″되는 만큼, 문제될 이유가 없으니, 사과할 필요도 없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나아가 여당 안에선 정부의 ′재산′이 됐다며 돌려줄 수도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어제)]
″절차를 거쳐서 국고에 귀속된 물건을 반환하는 것은 국고 횡령이에요. 그 누구도 반환 못 합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부 것이죠.″
현행법상 국민에게서 받은 물건을 ′대통령 기록물′로 간주하려면, ′직무수행′과 관련해 건네지고, ′국가적 보존 가치′가 인정돼야 합니다.
[이창민/변호사]
″대통령 또는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 인수위가 받은 물품이어야 하는데요. 김건희 여사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명품 가방은) 직무 수행 중에 받은 것도 아니어서 (대통령) 기록물 자체가 될 수가 없습니다. 명품 가방에 무슨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다는 건지, 참 어이가 없습니다.″
대통령실은 ′공적 기록물′이라며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하지만, 어떤 직무와 관련돼 받은 물건인지, 또 창고에는 언제 넣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 여사의 개인 사무실에서 사적으로 건네진 금품이란 비판과 함께, 받은 게 가방 뿐만이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건 사과가 아닌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평범한 국민은 3백만 원이 아니라 3만 원만 훔쳐도 처벌받습니다. 3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불법으로 받고서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침묵한다면 어떤 국민들이 용납하겠습니까?″
검찰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고 밝혔지만, 수사에 진전은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권익위로부터 짧은 전화 한 통을 받은 게 전부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