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광모

"100kg 마약 배달 사고"‥"한국 배인지 몰랐나?"

입력 | 2024-02-08 20:28   수정 | 2024-02-0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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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부산 신항에 정박한 대형 컨테이너선에서 마약 100kg이 발견됐는데요.

발견된 위치가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배 하부, 해수 흡입구 안이었습니다.

해경은 국제 마약조직이 브라질에서 유럽으로 대량의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이 수법을 쓴 걸로 추정했는데, 출발 때는 물론 중간 기착지에서도 잠수부가 배 하부를 살피는 한국 국적 배라는 걸 마약조직이 간과했던 걸로 보고 있습니다.

송광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5일, 부산신항.

해경 잠수요원들이 대형 컨테이너선 바닥의 해수 흡입구 안에서 검은 가방 3개를 꺼냅니다.

안에서 발견된 100kg, 시가 3천500억 원 상당 코카인이었습니다.

마약이 발견된 곳은 배의 해수 흡입구 안의 거름망 안이었습니다.

최근 국제마약조직들이 이 거름망에 몰래 마약을 숨겨 배달하는 이른바 기생충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고 물에 잠겨 있어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출발한 이 배도 거름망 검사를 했지만, 마약조직은 출발 전을 노렸습니다.

[이경열/남해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
″브라질 산토스항에서 (거름망 검사 뒤) 30분 후에 출항을 했기 때문에 2인 이상이 잠수해서 한다면 은닉할 수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싱가포르, 한국 등을 거쳐 배의 최종 도착지는 유럽의 한 항구였습니다.

그런데 부산에서 마약이 적발된 겁니다.

한국 국적의 배는 출발 때뿐만 아니라 기착지에서도 잠수부가 물속에 들어가 거름망을 확인하는데, 마약조직이 이런 점을 사전에 간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기정/남해해양경찰청 수사과장]
″브라질에서 출항하는 화물선에서 코카인 밀수출 사례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선주사에서 유사 사례 예방 목적으로 선저 검사를‥″

1kg 단위로 포장된 이 코카인 속에는 작은 위치추적장치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해경은 마약에 돌고래 같은 중남미 마약조직의 표식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코카인 유통경로 등을 추척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영상취재: 박현진 (부산) / 영상제공: 남해지방해양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