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준

570억 투자했는데 '0'원‥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급증

입력 | 2024-02-22 20:06   수정 | 2024-02-22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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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최근 해외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높은 금리로 지난해 국내에서만 40조 원이 넘는 이자 수익을 거둔 금융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세계최고의 번화가인 뉴욕 맨하탄의 타임스 스퀘어.

2018년 농협생명보험이 이곳의 한 빌딩에 571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2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현재 평가금액은 0원입니다.

같은 건물에 114억 원을 투자한 하나손해보험도 4억여 원의 배당금만 챙긴 채 지금은 투자금 전액을 손실처리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56조 4천억 원.

이 가운데 ′기한이익상실(EOD)′ 즉, 이자 또는 원금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금은 2조 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불과 석 달 만에 부실액 규모가 1조 원이나 늘었습니다.

[이광수 대표/광수네 복덕방]
″지금 미국의 부동산을 중심으로 해서 글로벌하게 부동산 거래가 안 되고 있으니까 거기서 부실이 이제 발생하는 거고요.″

국내 금융사들이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해외 상업용 오피스 투자 상품을 많이 판매했는데, 절반 이상이 미국에 몰리면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투자금만 12조 7천억 원 규모여서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김병칠/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저희가 21개 공모펀드들의 상태를 살펴보면 지금 4개가 배당 유보 상태에 있고 금년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 펀드는 8개 있습니다. 일부 투자자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금감원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이 총 자산 대비 0.8% 수준이어서 위기가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