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초원

'장애인 철창에 감금하고 때리고'‥시골마을 목사의 두 얼굴

입력 | 2024-02-26 20:29   수정 | 2024-02-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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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교회로 장애인들을 데려와서 돌봐주고 있다는 한 목사가 알고 봤더니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까지 뺏어 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목사는 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철장 안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이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용한 시골 마을의 한 교회입니다.

그런데 교회 건물 마당에 쇠 파이프로 둘러싸인 건물이 눈에 띕니다.

가까이 가보니 정자에 쇠창살이 둘러쳐 있고, 밖에서 잠글 수 있는 철체 출입문이 달려 있습니다.

2년 전 이곳에 50대 장애인 한 명이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이 교회 목사가 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14개월 동안 수시로 철장에 가둔 겁니다.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둔기로 폭행까지 하면서, 피해 장애인은 하반신 일부가 마비됐습니다.

또 다른 60대 장애인은 혼자 지내는 자신을 돌봐주겠다는 목사 말만 믿고 지난해 교회에 들어왔지만 기초생활수급비 100여만 원과 현금 카드 모두를 빼앗겼습니다.

저항하자 폭행은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음성변조)]
″내 거 카드 뺏으려고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허리를 잡아서 침대에서 떨어지고…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렇게 2명의 장애인에게 갈취한 금액만 무려 천여 만 원.

장애인들 학대 혐의를 받는 목사가 있는 교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교회가 마을 깊숙이 위치해 있어 학대사실을 인근 마을 주민들은 알기 어려웠습니다.

목사 부부와 장애인 6명이 함께 지냈는데, 장애인을 치료하던 병원에서 몸의 상처를 보고 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김진희 팀장/충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
″저희는 장애인 학대 의심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을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목사 측은 훈육 차원에서 때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처는 넘어져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고 철장은 자신의 딸이 놀기 위해 만든 시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교회 관계자 (음성변조)]
″우리 목사님이 그 사람 뒤치다꺼리 매우 많이 했습니다. 그 먹이고 입히고 얼마나 많이 했는데… 피해자는 우리예요.″

경찰은 중감금 등의 혐의로 목사를 구속했고, 추가 피해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초원입니다.

영상취재: 김병수 (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