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허현호

한우 씨수소 정액 훔친 30대‥냉동 질소 용기까지 준비

입력 | 2024-03-19 06:46   수정 | 2024-03-1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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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축산연구소에 침입해 한우 씨수소 정액을 훔친 30대가 붙잡혔습니다.

한 개에 백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범인은 냉동 질소 용기까지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연구소 사무실.

창문을 통해 한 남성이 들어옵니다.

그러더니 우산을 펼쳐 얼굴을 가리고, 이어 CCTV도 가립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원형의 통을 들고 나옵니다.

그리고 연구소 안팎을 분주히 오가다 2시간 만에 창문을 통해 달아납니다.

지난 8일 전북 장수의 한우 관련 연구소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정연길/연구소 대표]
″저희들도 사실은 도난을 몰랐습니다. 버저(경보음)가 울리고 했었는데 그걸 보니까 메인 박스에 하드디스크가 없었습니다. CCTV를 돌려본 결과…″

이 남성이 들고나온 통 안에 든 것, 씨수소의 냉동 정액 샘플이었습니다.

상품성이 좋은 송아지를 얻기 위한 개량과 보급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건데, 시중에서는 최대 120만 원까지도 거래됩니다.

이 작은 용기 하나에는 10개의 샘플이 들어가는데요. 가격대가 높은 샘플이 담긴 용기는 개당 천만 원의 가치를 갖게 되는 겁니다.

도난당한 샘플은 모두 260여 개로 피해액이 1억 7천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축산업에 종사하던 30대 남성을 일주일 만에 검거했습니다.

이 남성은 영하 196도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질소 용기를 미리 준비하고, 복잡한 경로로 도주하며 추적을 따돌리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팔고 남은 200여 개의 샘플을 회수한 경찰은 해당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