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석

폭염에 바다도 '시름'‥양식장 멍게 95% 폐사

입력 | 2024-08-27 07:39   수정 | 2024-08-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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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폭염으로 바다의 온도까지 올라가면서 어류뿐 아니라 멍게도 집단 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통영, 거제 해역을 가봤더니 95% 이상이 죽거나 성장을 멈췄습니다.

김태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통영 한산도 앞바다의 멍게 양식장.

멍게가 붙어 자라는 봉줄을 끌어올려보지만, 살이 찬 멍게는 보이지 않고 멍게 껍질이나 홍합 같은 바다 생물만 붙어 있습니다.

이곳 해역엔 최근 바닷물 온도가 29도가 넘어가는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종만/멍게 양식 어가]
″뜨거운 물로 멍게를 삶았다 할 정도의 최고 31도, 30도 내외의 물이 유입되면서, 이틀 만에 이렇게 폐사가 다 돼버린 겁니다.″

다른 멍게 양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연안보다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외해로 양식장을 옮겨보고, 표층의 고수온을 피해 수심이 깊은 하층에 양식장을 꾸렸지만, 모두 폐사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종만/멍게 양식 어가]
″이게 꿈이었으면 싶고, 하늘이 원망스럽고, 너무나 절망스럽고 허탈합니다.″

통영과 거제의 멍게 어가는 약 2백 개.

우리나라 멍게의 70% 이상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 멍게의 95%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멍게는 대체로 2년을 기른 뒤 출하하는데 올여름 어미와 새끼 모두 피해를 입어 수확철인 내년 상반기의 출하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형/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
″어업인들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특별 재난구역 선포가 되는 그런 것도,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좀 고민을 해 주십사 이런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고수온에 강한 멍게로 대체하거나 품종 개량도 쉽지 않은 상황.

어민들은 매년 폭염이 몰려오면 멍게 양식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