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수

"비싸도 이것만 사라?"‥계약서엔 없는 '차액 가맹금'

입력 | 2025-11-12 20:29   수정 | 2025-11-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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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프랜차이즈 식당에 가면 어느 지점에 가더라도 같은 맛과 품질을 기대하게 되죠.

이 때문에 본사가 식재료 대부분을 가맹점에 공급하는 게 일반적인데 재료 값이 시중 가격보다 비쌀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사에서 재료 값을 어떻게 매기는지 가맹점주에게 알려주지 않아 본사와 점주 간의 갈등이 계속돼 오고 있는데요.

구조적 문제는 없는 건지 이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헛′의 한 지점.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문은 잠겨 있습니다.

[전 피자헛 가맹점주]
″(이익이) 하나도 남지 않는 상황을 한 3년 정도를 보냈거든요.″

폐업을 결심할 무렵 한 달 매출은 5천2백만 원, 코로나 이전보다 3천만 원가량 줄었습니다.

장사가 잘되건 안되건 피자헛 본사는 40% 정도를 떼어갔습니다.

6% 로열티, 5% 광고비, 주로 식재료인 원재료값이 약 34%, 1천 7백여만 원.

음식 재료비 비중이 큰 건 당연하지만, 점주들은 원가보다 비싼 재료들을 사야 했습니다.

[전 피자헛 가맹점주]
″실제로 뭐 9,400원이거나 9,300원짜리를 (본사가) 우리한테 1만 원이라고 하고 주는 거죠.″

이른바 차액 가맹금.

프랜차이즈 본사는 상당수 원재료를 본사에서 꼭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품목′으로 못 박고, 이 필수품목 원가에다 본사가 챙길 유통 마진을 붙여서, 넘깁니다.

피자헛 본사는 이런 방식으로 가맹점 한 곳당 1년간 평균 2천591만 원, 연 매출의 평균 5.27%를 차액가맹금으로 챙겼습니다.

[피자헛 가맹점주]
″(본사보다) 온라인상에서 싸게 파는 경우들도 있어요. (본사는)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입하는 거를 허락하지 않는다‥″

문제는 로열티 말고 원재료에서 마진을 챙겨도 되는지, 챙긴다면 각각 얼마를 붙일지, 계약서에 전혀 언급이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별로 점주들은, 원재료 고깃값이 시중 2배다, 똑같은 시중 케첩, 올리브 오일에 포장만 바꿔 비싸게 공급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OO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이유가) 가격의 폭등이라고 얘기를 해요. 찾아봤어요.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거예요.″

계약서에 없는 차액가맹금은 정당할까?

피자헛 가맹점주 90여 명이 낸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점주들과 합의한 적 없고, 계약서에도 내용이 없어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피자헛 측은 ″필수 품목을 공급하며 유통 마진을 받는 건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에 해당한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입니다.

[현민석/변호사 (피자헛 가맹점주 대리)]
″(가맹점은) 강제로 구입하면서도 얼마의 마진을 붙이는지도 모르면서 이제 비용을 지급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기죠.″

피자헛을 포함해 굽네치킨과 투썸플레이스, BHC, 배스킨라빈스, 맘스터치, 교촌치킨 등 17개 프랜차이즈 2천 5백 명 점주들은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수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이원석 / 영상편집: 임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