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다시간다] 문수사 철창 벗어난 '반달곰 세마리'‥새 보금자리서 기지개

입력 | 2026-05-01 20:26   수정 | 2026-05-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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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지난 3월, 철창에 갇혀 머리를 들이받던 구례의 반달가슴곰 세 마리 전해드렸는데요.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이 전시용 곰들이 MBC 보도 이후, 보호시설로 옮겨지게 됐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선 이 곰들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 리포트 ▶

전남 구례의 문수사, 녹슨 철창 앞으로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모여듭니다.

오늘은 반달곰 세 마리가 기나긴 철창 속 생활을 끝내는 날입니다.

[정우진/국립공원공단 사육곰보호센터장]
″우선 마취되는 순서대로 꺼낸 다음에 발신기만 달고 건강검진, 몸무게 체크 다 하고‥″

먼저 마취가 시작됩니다.

십여 분이 흐르자 약기운이 퍼진 곰이 잠에 빠져듭니다.

이제 밖으로 꺼내야 하지만 철창문은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듯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절단기까지 동원해 불꽃을 튀기며 쇠창살을 끊어냅니다.

마침내 열린 우리, 하지만 1백 킬로그램이 넘는 곰을 좁은 틈으로 끌어내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두 마리는 구조가 됐고 이제 한 마리가 남았는데요.

워낙 소음이 크다 보니까 높은 곳으로 몸을 옮긴 상태입니다.

두 번 다시 열릴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문.

움츠러들었던 마지막 곰까지 긴 기다림 끝에 무사히 구조됩니다.

[사찰 관계자 (음성변조)]
″<땅이 아니니까 딛기가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건 습관 되니까 괜찮아요. 그거는. 습관 하기에 달렸잖아요. 사람도.″

차량으로 20분을 달려 도착한 곰 보호시설.

구조된 곰 중 한 마리는 다리 부위 부상이 의심돼 정밀 CT 촬영까지 진행했습니다.

평생을 철창 바닥 위에서 버텨온 반달곰 세마리, 이제는 땅을 밟게 됐습니다.

[이사현/국립공원공단 서식지보전부장]
″철창에 갇혀 살던 애들은 좀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는데 이거를 해소하기 위해서 다양한 행동 프로그램을 하게 됩니다.″

문수사의 곰들은 철창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곳곳에 구경거리로 갇혀 있을 거로 추정됩니다.

법으로 동물원 외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는 이미 금지됐지만, 제대로 된 수용과 보호대책이 없다면 또 다른 방치로 이어질 뿐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