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은

"아이 교복과 빨아야 하나요?"‥기름때 작업복 5백 원에 해결

입력 | 2026-05-01 20:31   수정 | 2026-05-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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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하루의 고단함이 묻어난 작업복에는 노동의 가치가 그대로 배어납니다.

하지만 기름때와 쇳가루 범벅인 작업복을 집에서 세탁해야 한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죠.

세탁소에서도 꺼린다는 작업복.

받아주는 곳이 그래도 있다는데,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강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기름때가 잔뜩 묻은 작업복입니다.

퇴근하면 매일 빨아야 합니다.

[황 모 씨/부산 기장군 산업단지 노동자]
″기계에 굳어져 있는 기름이 지나가면서 슥슥슥 묻는 거고.″

황 모 씨 일터는 부산 기장의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

20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작업복에는 가장의 땀도 배어납니다.

하지만 같은 세탁기에 아이들 교복을 돌리는 건 늘 마음에 걸립니다.

[황 모 씨/부산 기장군 산업단지 노동자]
″피부 질환이 항상 있죠. 애들 아토피도 약간 있고. 벗으면 등은 엉망이죠.″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수백명 동료들이 함께 일하는 공장에 세탁기는 한 대 뿐이고, 동네 세탁소도 이런 작업복은 마다합니다.

[인근 세탁소 (음성변조)]
″작업해서 묻어오는 건 안 받을라고 해요. 다른 거하고 할 수가 없잖아요. 그냥 빨아 입으면 안 돼요?″

하지만 특별한 세탁소에서는 가능합니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입니다.

인근 경북 구미공단에서 가져온 세탁물이 쏟아집니다.

[박순용/My구미클리닝 총괄팀장]
″한 이틀 정도 입었을 거예요. <하루 이틀만 입어도 이렇게 다 까매지나 보네요.> 그렇죠.″

오염이 심한 작업복들은 이렇게 애벌빨래를 한 뒤 전용 세탁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산업용 세탁기를 거친 작업복은 건조와 다림질을 하고 나면 말끔해집니다.

원하면 자수로 이름도 써줍니다.

지자체가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 예산도 지원해 세탁비는 저렴합니다.

하복 5백 원, 춘추복 1천 원입니다.

일주일 치 빨랫감을 쌓아놓던 노동자들도 큰 걱정을 덜었습니다.

[박철민/구미 산업단지 노동자]
″주말에 보통 빨래를 하곤 했는데 주말에도 비가 오게 되면 빨래를 못 하다 보니까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하지만 이런 세탁소 너무 적습니다.

2019년 첫 문을 연 경남 김해 세탁소를 시작으로 전국에 24곳입니다.

전국 산업단지 1천 330개, 제조업 취업자 438만 명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황 모 씨/부산 기장군 산업단지 노동자]
″(집에서) ′빨면 안 되는데′ 생각하죠. 빨면 안 되는데 어떻게 답이 없으니까‥″

산업안전보건규칙은 유해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은 세탁시설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MBC뉴스 강은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