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곽승규

[스트레이트] 윈지코리아와 이해충돌 논란

입력 | 2020-11-29 21:08   수정 | 2020-11-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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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원 ▶

그러니까 이상직 의원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윈지코리아에 컨설팅을 맡겼는데, 윈지코리아의 대주주가 바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이었다는 거네요.

◀ 허일후 ▶

그럼 코치가 심판 역할까지 한 건가요?

◀ 곽승규 ▶

엄밀히 말하면 코치는 회사가 했고, 심판은 대주주가 했으니까 좀 다르긴 하죠.

◀ 조승원 ▶

그래도 이해충돌 소지는 있는 거 아닌가요?

오해를 사기 충분할 것 같은데요?

◀ 허일후 ▶

그러게요.

제가 만약 당에 공천을 신청했는데, 상대 후보가 윈지코리아의 컨설팅을 받았다, 그러면 이거 신경 쓰일 것 같은데요?

◀ 조승원 ▶

실제로 민주당 안에서 문제제기는 없었나요?

◀ 곽승규 ▶

있었습니다.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후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문제 없다며 그냥 넘어갔습니다.

이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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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3주 앞둔 3월 22일.

민주당 서울 성북갑 경선에서 패배한 유승희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유 의원은 공천 과정이 불공정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습니다.

상대 후보가 윈지코리아와 계약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유승희/의원]
″이근형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윈지에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론조사를 수행하게 하고 당시 예비후보들의 선거컨설팅까지 수행하게 하는 등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인천이 지역구였던 박우섭 후보도 역시 윈지코리아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박우섭/예비후보]
″60년 민주당 역사에 먹칠을 하고 있는 이근형을 즉각 해임 조치하고, 이근형이 21대 총선 민주당 부정 경선에 어떻게 개입하였는지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파헤쳐 줄 것을 당 윤리 심판원에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윈지코리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SNS)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회사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윈지가 당 적합도 조사와 경선 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윈지코리아는 유승희, 박우섭 두 후보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냈습니다.

왜 이런 논란이 벌어졌을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심판 역할을 해야 할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그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가 돈을 받고 선수들의 코치 역할까지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B씨/민주당 예비후보]
″저하고 경쟁하는 그 후보가 윈지에 컨설팅을 받고 있는 거예요. 기획사로. 이거는 말도 안 되는 거지. 많은 사람들이 거기로부터 컨설팅을 다 받고 있더라고요.″

이근형 씨는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했지만, 공천심사 기간에도 수시로 국회 바로 앞에 있는 윈지코리아 사무실을 드나들었습니다.

이근형 씨는 공천 탈락자들의 항의를 피하려고 갔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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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지코리아는 개별 예비후보들과 컨설팅 계약 말고도, 더불어민주당과도 계약했습니다.

민주당의 공천적합도 여론조사를 맡았습니다.

공천적합도 여론조사란,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에 대해 여론조사를 돌려, 최종 경선 대상자 두 세 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컷오프 시키는 일을 말합니다.

이 일은 여론조사 업체 네 곳이 나눠서 했습니다.

윈지코리아는 4개 업체가 서로 자기가 컨설팅을 맡은 후보자의 지역구는 배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공천자를 최종 결정하는 마지막 경선 여론조사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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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개별 예비후보들에게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해준 건 논란의 소지가 남습니다.

실제로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한 예비후보자는, 중앙당 당직자가 윈지를 권유했다고 말했습니다.

알음알음 알만한 후보자들은 이런 식으로 윈지와 계약했다는 겁니다.

[C씨/민주당 예비후보(음성대독)]
″중앙당에 있는 사람들이 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핵심 정보인데, 빨리 윈지코리아랑 손 잡아야 된다. 돈이 좀 들더라도 얘네랑 지금 손 잡아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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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는 이 문제를 이미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3월 초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주재로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의 이해충돌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억울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합니다.

이근형 위원장은 ″공천은 18명의 공천관리위원이 함께 공정하게 진행한다. 윈지코리아의 컨설팅을 받는 게 공천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기는 ″윈지코리아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로 윈지코리아를 배제하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최고위원회의는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박찬대/민주당 원내대변인(3월 5일)]
″일단 최고위에서는 내부 검토를 해서,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고 경선과 관련된 여론조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 그대로 말씀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비공개 회의 자리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공유된 바가 없기 때문에 추가로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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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는 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윤호중 의원에게 입장을 물었습니다.

윤호중 의원은 ″이해충돌 소지는 있었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심각하게 개입햇다는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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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당직을 내려놓고 떠난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에게도 입장을 물었습니다.

이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대신 윈지코리아를 통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이상직 의원이 어떻게 공천을 받게 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근형 씨는 ″민주당의 공천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공정했다. 민주당의 공천과정에 무분별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공천관리위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해충돌 문제는 당사자인 민주당이 더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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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후 ▶

스트레이트는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처음부터 공정성 시비나 오해의 소지를 피하자는 취지죠.

◀ 조승원 ▶

여야 모두 오늘 방송을 계기로, 공천 의 공정성을 더 깊이 고민해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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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일후 ▶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조승원 ▶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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