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같은 재벌도 20년 넘게 인허가를 못 받았는데, 전봉민 의원 일가가 이 땅을 사자마자 일사천리로 규제가 풀렸네요?
◀ 조승원 ▶
특혜 시비가 일어날만 하네요. 전봉민 의원은 저 당시에 부산시의원 아니었나요?
◀ 이지수 ▶
그렇습니다. 부산시 3선 의원이었고, 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 조승원 ▶
그리고 부산시청은 인허가를 내줬고요?
◀ 이지수 ▶
네. 이진베이시티 사업이 구청과 시청을 거쳐 허가받은 과정을 취재해보니,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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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베이시티 같이 상업지역의 주거비율을 올리려면, 먼저 구청 심사부터 통과해야 합니다.
아이제이동수가 부산 서구청에 제출한 경제성 분석 자료입니다.
주거비율이 원래대로 50%를 유지할 경우, 70%로 올릴 경우, 80%로 올릴 경우, 각각 수익이 어떻게 되는지 예측한 자료입니다.
먼저 주거비율을 50%로 유지할 경우.
사업비는 8천6백억 원인데, 아파트 분양 수입 4천9백억 원과 나머지 수입을 다 합쳐도, 최소450억 원 정도 적자라고 분석했습니다.
주거비율을 70%로 올려도 역시 사업비보다 수입이 적어, 72억 원 적자가 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주거비율을 80%로 풀면 어떨까?
아파트 분양 수입이 7,200억 원으로 늘어나, 그제서야 334억 원 이익이 남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주거비율을 80%로 올려줘야,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시행사의 주장이 정말 맞는지 꼼꼼히 심사해야 할 부산 서구청.
하지만 구청은 이 자료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줬습니다.
2015년 2월 구의회의 의견을 듣는 자치행정위원회
구의원들이 반대의견을 쏟아냅니다.
[정OO/전 부산 서구의회 의원(음성대독)]
″끝내는 저 해변 부지는 거기 입주한 입주자들만의 앞 정원입니다. 어째서 바다가 거기 사는 그 지역 일부만 전망을 하고 행복을 누려야 됩니까? 서구 구민 전체가 누려야지. 정원을 만들어줬잖아요, 정원.″
심지어 답변에 나선 구청 담당 국장도 특혜라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당시 부산 서구청 안전도시국장(음성 대독)]
″사실 이 자리는 개인, 한 개 업체, 한 사람에게 특혜를 준다는 게 사실 저희들도 굉장히 고민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오늘 갖게 된 것도 사실은 (주거비율) 2대8도 저희들도 마음에 안듭니다.″
당시 회의에서 표결 결과 참석한 의원 8명 가운데 5명의 찬성으로, 주거비율을 올려주는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구청은 밀어붙였습니다.
아이제이동수가 제출한 계획 그대로 부산시청으로 올렸습니다.
[이성호/부산대 명예교수(전 부산시 공동위원회 위원)]
″이것은 어디 회계 부문에서, 국가에 낸 공식서류도 아니고, 기업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임의적인 서류잖아요? 그래서 그것은 공공이 다시 검증을 해야 돼요. 내가 땅을 샀다 그러면 거꾸로 ′돈 안 되는 땅을 왜 사느냐, 시장경제에서 주체인 기업이 돈 주고 산 것을 어떻게 우리가 그걸 이익을 보장해주냐′ 그런 논리를 안 폈다는 건 문제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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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 분양수익은 얼마일까?
2017년 아이제이동수의 감사보고서입니다.
아파트 분양 수입은 총 9천억 원.
이진 측이 인허가 당시 제출했던 것보다 1,800억 원 더 늘어났습니다.
처음 인허가를 받을 때는 3.3제곱미터당 분양가를 1,150만원 정도라고 제출했는데, 2년 뒤 실제로 분양한 가격을 보니 최저 1,361만 원, 최고 1,761만 원이었습니다.
다른 사업비가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개발이익이 2천억 원 넘게 나는 셈입니다.
[이정향/부산 서구 의원]
″(이 재무분석 자료가 잘못된 거잖아요?) 그렇죠. 당초에 저희 의회에 보고했던 거와는 차이가 많이 나죠. (이걸 검증했어야 되는 건 누굽니까?) 이러한 검증을 저희 구에서도 해야 되겠지만, 시에서도 당연히 했어야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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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부산 서구청은 이 매립지를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었습니다.
2014년 구청이 1억 원을 들여 만든 용역 보고서입니다.
매립지 일대에 참치 수족관, 케이블카, 복합상업비지니스타운, 친수문화공원, 해상관광교통터미널을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부산 북항에서 자갈치 시장과 송도로 연결되는 상업 중심지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짓는 대신에, 숙박과 판매 시설을 넣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진종합건설이 이 땅을 사들이자, 기껏 돈 들여 만든 이 계획은 백지화됐습니다.
그리고 80%를 아파트로 채우도록 허가해줬습니다.
서구청은 왜 그랬을까?
당시 구청장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우선 자기는 전광수 회장이나 전봉민 의원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박극제/전 부산 서구청장]
″아니요, 아니요. 전광수 회장은 그때 전혀 몰랐습니다, 저는. 만나지도 못했고요.″
왜 주거비율을 올려줬냐고 물었습니다.
[박극제/전 부산 서구청장]
″일단 우리는 호텔을 짓기 때문에 8대2라도 올려주지, 호텔 안 지으면 우리 아예. 호텔 하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또 크고요. 그런 걸 통해서 서구 일자리도 많이 생깁니다.″
특혜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박극제/전 부산 서구청장]
″(그 당시 수익성 분석한 거랑 지금이랑 차이가 굉장히 나요.) 지금 들리는 소리가 대박 났다고 하더라고요. 완전히 프리미엄도 붙고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부산시로 떠넘겼습니다.
[박극제/전 부산 서구청장]
″그거는 시 위원회에서 결정해 나가는 거니까. 그건 대학교수라든지 전문가들이, 또 시장님도 계시고, 전문가들이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잘 모르죠,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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