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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20대 여권 운동가 등 여성 4명 피살‥"온몸에 총상"

입력 | 2021-11-07 11:19   수정 | 2021-11-07 11:19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발흐주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주택에서 여성 4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내무부 대변인 카리 사예드 호스티는 현지시간 6일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 4명을 살해한 용의자 2명을 체포했고 용의자들로부터 여성들을 집으로 유인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용의자가 살해 사실을 시인했는지와 범행동기 등 구체적 사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4일 탈레반 대원들이 마자르이샤리프 지역 주택에서 남성과 여성 각 두 명의 시신을 발견해 영안실로 옮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SNS에는 ′여성 4명이 살해당했다′는 게시물이 퍼졌고 탈레반이 뒤이어 사실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아프간 여성 인권 신장을 요구해온 29살의 활동가 ′프로잔 사피′가 포함됐습니다.

여성 활동가가 피살된 것은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뒤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살해된 여성 3명에 대해서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 또한 여성 활동가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프로잔은 지난달 20일 탈레반이 자신의 활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 중이며 망명을 도와주겠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간단한 짐만 챙겨 집을 떠났다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영안실에서 시신을 찾은 프로잔의 자매는 ″머리와 심장, 가슴, 다리 등 온몸에 셀 수 없이 많은 총상이 있었다″며 ″얼굴도 총을 맞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졌지만 옷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들은 거리 시위를 열고 ″과거로 후퇴할 수 없다″며 탈레반에게 여성들이 교육받고 일할 기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이 지역 여성 거리 시위 주최자는 ″가장 최근의 시위에 프로잔이 나와 함께 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활동가들은 자신들도 메신저 등을 통해 ′아프간 탈출을 도와주겠다′는 수상한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