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World Now] "소행성 충돌을 막아라"‥나사의 지구 방어 실험

입력 | 2021-11-24 17:24   수정 | 2021-11-24 18:05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구하라″</strong>

인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인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기 위한 인류 최초의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현지시간 23일 밤 10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이중 소행성 방향전환 실험′(DART) 우주선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렸습니다.

다트 우주선은 발사 수분 만에 로켓에서 분리됐으며, 태양광 패널을 펼치고 전기추진시스템을 가동해 태양 궤도를 따라 목표 소행성으로 비행하게 됩니다.

이 실험은 소형 우주선을 고의로 소행성과 충돌하게 해 소행성의 궤도를 일부 바꾸는 실험입니다.

인류가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나서는 것은 처음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인류 최초 소행성 충돌 시험‥어떻게 이뤄지나</strong>

다트 우주선은 자동항법장치와 카메라를 이용해 내년 9월 26일이나 10월 1일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곳에서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만나 초속 6.6㎞(시속 2만4천㎞)로 충돌하게 됩니다.

디모르포스는 지름이 약 160m로 축구경기장 크기이며, DART 우주선은 무게 620㎏의 소형차 크기입니다.

디모르포스는 지구 근접 소행성인 지름 780m의 디디모스를 위성처럼 돌아 ′디디문′으로도 불리는데,
DART 우주선의 충돌로 공전주기가 1% 미만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전주기가 73초 이상 바뀌면 인류 최초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데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10분 또는 20분 정도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공전주기 변화는 디모르포스가 공전하면서 디디모스 앞을 지날 때 반사되는 빛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시계처럼 반복되는 것을 지상 망원경으로 관측해 파악하게 됩니다.

충돌 3분 후에는 이탈리아우주국이 제작한 초소형 인공위성이 충돌지역 사진 촬영을 위한 비행을 합니다.

다트 우주선에 실어 보낸 이 인공위성의 이름은 ′리시아큐브(LICIACube)′인데, 충돌 열흘 전 다트를 떠나 디모르포스에서 55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촬영을 준비합니다.

다트가 디모르포스와의 충돌로 남긴 크기와 모양 등 흔적은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헤라′가 맡습니다.

2024년 11월 디모르포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헤라는 디모르포스의 정확한 질량과 구성, 내부 구조 등 세부 사항은 물론 다트와의 충돌이 남긴 분화구의 크기와 모양 등을 근접 분석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공룡 멸종 원인 ″소행성과 지구 충돌″</strong>

이번 실험은 디모르포스가 지금이나 실험 이후에나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지만, 실제로 그런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 등장했을 때 물리적 충격으로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알아보려는 겁니다.

실험에 성공한다면 지구가 소행성에 의해 실제로 해를 입을 가능성이 생겼을 때 대응할 방법이 생기는 셈입니다.

과학계에서는 지름 300m짜리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대륙을 파괴하고, 1km 이상이면 지구 전체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600만여년 전 공룡 멸종의 원인을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 중 하나가 ′소행성 충돌설′인데, 당시 지름 10km짜리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지구 근접 소행성 얼마나 되나?</strong>

나사는 1998년 지구 근접 소행성 탐색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현재 2만7천개 이상의 소행성을 발견했습니다.

2015년 이후엔 해마다 1천500개 이상의 소행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5년 NASA에 지구 충돌 위험이 있는 지름 140m 이상의 소행성과 혜성을 90%까지 파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한 지름 140m 이상인 소행성 중 앞으로 100년 안에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큰 것은 아직 없지만, 문제는 인류가 발견한 건 이들의 약 40%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90% 목표를 맞추려면 앞으로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지름 50∼130m로 추정되는 ′2019 OK′ 소행성이 지구를 통과하기 직전에야 파악된 것은 좋은 사례입니다.

이 소행성은 지구∼달 거리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약 7만3천㎞ 떨어진 곳을 스치듯 지나갔는데, 만약 충돌했다면 80㎞에 달하는 지역에 피해를 줬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