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미국 대법 "텍사스 낙태제한법 막을 수 없다"‥바이든 "깊은 우려"

입력 | 2021-12-11 14:49   수정 | 2021-12-11 14:51
미국 대법원이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을 막아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기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현지시간 1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이날 8대 1로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 집행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낙태 시술자들이 하급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국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통해 임신 중기까지 낙태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텍사스는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도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제정해 지난 9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상 임신 6주가 되면 심장박동이 감지돼 이른바 ′심장 박동법′이라 불립니다.

이 법의 특징은 주 당국이 직접 낙태하는 병원 등을 단속하지 않고,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이나 낙태 시술 과정에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해 일반인인 제3자가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대신 주 정부는 소송을 낸 사람들에게 1만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단속이나 기소권을 주 정부가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법무부는 연방법원에 법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항소법원이 이를 뒤집었고, 대법원도 항소법원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또 대법원은 이날 본안 심리에서 낙태 제한법의 위헌 여부는 판단하지 않으면서 법 시행을 막아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나는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헌법상 권리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항상 여성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도 ″법원은 텍사스의 낙태 제한법이 발효되기 전에 이 광기를 종식해야 했다″며 ″그때도 실패했고 오늘도 또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엄청난 승리″라며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보수 성향 법률단체인 ′수전 앤서니 리스트′의 마조리 대넌펠서 회장은 ″텍사스의 심장 박동법 시행이 계속돼 태아의 생명을 구하고 산모를 보호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는 미시시피주의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는 심리도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