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김건휘

MBC '무용지물 재난안전통신망' 보도에 행안부 "정상 작동했지만 활용 미흡"

입력 | 2022-11-04 15:56   수정 | 2022-11-04 15:57
정부가 1조 5천억 원을 들여 구축한 지자체·소방 당국·경찰 간 재난안전통신망이 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MBC 보도와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정상 작동했지만 활용이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재난안전통신망은 이번 사고 발생 시에도 정상 작동하였고, 장애 상황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고현장에서 초동대응 시 재난기관 간 재난안전통신망 활용이 미흡했다″며 ″앞으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교육 및 사용기관 합동훈련을 지속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오늘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중대본 브리핑에서 ″재난안전통신망은 버튼만 누르면 유관기관 간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에는 그 부분이 잘 작동이 안 됐다″고 인정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기관 내부에서의 통화는 이 통신망으로 원활히 이뤄졌다″면서도 ″현장에서 활용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지자체와 경찰, 소방, 해양경찰 등 재난 대응 기관들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하는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필요성이 부각돼 지난해 5월 구축이 완료됐습니다.

통신망 구축에는 1조5천여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며, 구축 당시 4세대 무선통신기술(PS-LTE)을 기반으로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한 것은 전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밤과 30일 새벽에, 재난안전통신망을 이용하는 중앙재난상황실과 서울재난상황실, 서울용산상황실에서 이뤄진 통신 시간이 모두 합쳐 195초에 불과했습니다.

통화가 시작된 시점도 가장 빨랐던 서울재난상황실이 지난 달 29일 밤 11시 41분으로, 사고 발생 1시간이 넘어서야 이뤄진 것으로 확인돼 재난통신망이 사실상 참사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