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지인

대법 "미성년 자녀 둔 성전환자‥성별변경 허락해야"

입력 | 2022-11-24 15:28   수정 | 2022-11-24 15:28
대법원이 지난 2011년 판례를 뒤집고 미성년 자녀를 가진 성 전환자도, 성별 정정을 할 수 있다고 첫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미성년 자녀 2명이 있는 한 성전환자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적힌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꿔 달라며 낸 신청 상고심에서, 정정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남성으로 태어난 이 성전환자는, 결혼해 두 자녀를 가진 뒤 이혼했고, 2018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성별을 고쳐달라며 가정법원에 정정을 신청했습니다.

1심과 2심은 2011년 미성년 자녀가 있거나 혼인 상태인 성전환자의 경우 성별정정을 허락하지 않았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아직 미성년인 자녀에게 정신적 혼란과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성별 정정은 성전환자의 실제 사정을 공적 문서에 반영하는 것일 뿐, 자녀와 관계가 변하지 않는데다, 자녀가 혼란과 충격을 받는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원합의체는 또, ″누구나 성 정체성에 따른 인격을 형성하고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고, 성전환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법적으로 확인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혼인 상태가 아닌 경우에만 한정된다고 부연설명했는데, 혼인상태에서 성별정정을 할 경우 동성부부가 허용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