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전면 부인하고 나서자 여권 일각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도청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는 대통령실의 말이 사실이라면 사람이 흘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우리 안보 핵심 관계자 중에 미국에 정보를 떠넘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 사람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려고 미국이 통신 도청인 듯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도청을 당해도 심각한 상황인데 내부자 유출로 가면 더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그런데 통신 도청으로 가면 왜 성급하게 대통령실을 옮겼냐는 비판에 직면할 테니 무조건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대통령실의 대응을 두고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4월 10일)]
″많은 국민들께서 굉장히 불쾌하실 거예요, 이거는. 자존심 상하고. 제가 진짜 한미 동맹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한미 동맹이 진짜 건전하고 튼튼하려면 이런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거든요. 용납될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거는 진짜 보수라면 이거는 당연히 화를 내고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되는데.″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주재한 회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습니다.
4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사실관계 파악과 진상 규명은 비공식적으로라도 끝까지 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상현 의원/국민의힘]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이 한미관계에 있어서 주종 관계 동맹이 아닌 대등한 동맹임을 꼭 보여주셔야 합니다.″
민주당은 ″왜 도청당한 우리가 먼저 나서 감추기에 급급하는 것이냐″며 ″주권국으로서 엄중히 대응하고, 철저한 해명과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고 일제히 목소리 높여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