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준명

[단독] 경찰, '홍제동 대공분실'을 '대공수사 전담 조직' 거점 지정

입력 | 2023-09-20 19:13   수정 | 2023-09-20 19:14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폐지로 내년부터 대공 수사를 전담하게 된 경찰이 이른바 ′홍제동 대공분실′ 건물을 수사 전담 조직을 위한 사무실로 지정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오늘 오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과 경찰청을 상대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관련 준비상황 점검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2020년 개정된 국정원법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는 국정원에 있는 대공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대공 수사를 전담하게 됩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경찰청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경찰청 세검정로 별관을 ′국정원 공조 사건 수사 전담 조직′으로 지정하고 지난 8월 11일 국가보안시설 다급으로 보안 등급을 높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 조직으로 지정되면서 내년부턴 이곳에서 국정원이 하던 국내외 대공수사업무까지 맡게 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청 세검정로 별관은 과거 ′홍제동 대공분실′로 불리던 곳으로 군부독재 시절 이적 행위, 국가보안법 위반, 간첩 행위 등을 한 사람을 취조하고, 고문과 인권유린을 자행한 대공분실 가운데 한 곳입니다.

국회 정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민주 열사들이 눈 가리고 끌려들어 가던 과거의 국가폭력 현장을 현시점에 대공수사본부로 다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찰개혁위원회가 외청 형태 분실을 폐쇄하라고 했던 흐름과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8년 경찰개혁위원회는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이 운영하고 있는 대공분실을 경찰청사 내로 이전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홍제동 대공분실′ 건물은 현재도 경찰청 안보수사과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개혁위의 권고 이후 경찰청사 내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공간이 제한돼 이행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이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