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조선학교를 다룬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제작자, 그리고 배우 권해효 씨가 대표로 있는 민간단체 등이 통일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부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재일동포 차별을 다룬 영화 ′차별′을 제작한 김지운 감독에게 지난달 조선학교 인사들과 접촉한 것과 관련해 경위를 설명하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또, 영화인 권해효 씨가 대표인 단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만든 조은성 프로듀서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통일부 공문이 발송됐습니다.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인사와 접촉하려면 통일부에 계획을 미리 신고해야 하는데, 이들은 사전 신고하지 않았다며 경위 파악에 나선 겁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들에 대한 지적이 나와 법령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몽당연필은 웹사이트에 조선학교 방문 교류 사실이 공개돼 있지만, 사전 접촉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인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은 영화인들과 민간단체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통일부 조사를 받는 조은성 프로듀서는 ″재일동포 관련 다큐멘터리를 10년 이상 여러 편 만들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통일부의 조치는 재일동포 관련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며,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최근 위안부 연구를 위한 조총련 인사 접촉 신고가 들어오자 수리를 거부해, 학술적 목적의 접촉도 불허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남북관계가 나쁘고, 북한이 우리 국민의 방북을 불허하겠다고 밝히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는 필수적 사안이 아니라면 대북 접촉 신고를 제한적으로 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