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나를 무시해?" 80대 건물주 살해 용의자 정체는 '주차장 관리인'

입력 | 2023-11-13 12:26   수정 | 2023-11-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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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옥상.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손전등을 비추며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전 10시쯤 이 건물 옥상에서 건물주인 80대 남성이 흉기로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겁니다.

경찰은 살해된 건물주가 소유한 주차장을 관리해 온 30대 남성 김 모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범행 약 12시간 뒤인 어젯밤 9시쯤 김 씨를 강릉역 앞에서 체포했습니다.

김 씨는 어제 오전 건물 6층 사무실 앞에서 피해자의 출근을 기다렸다가 옥상으로 데려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인근 모텔로 도망쳐 숨어 있다가 어제 오후 5시 반쯤 용산역에서 KTX에 탔지만 경찰은 동선 추적 결과 김 씨가 강릉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하고 강릉역에서 곧바로 붙잡았습니다.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건물주가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모텔로 도망쳐오자 도주 경로를 비추는 CCTV 등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모텔 주인인 40대 조 모 씨도 함께 체포했습니다.

조 씨는 숨진 건물주에게서 주차장 부지를 빌린 뒤 모텔 주차장으로 쓰면서 2020년 4월부터 김 씨에게 모텔과 주차 관리를 맡겨 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공모 관계와 범행 전후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김 씨와 조 씨는 각각 살해와 CCTV 삭제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이외의 구체적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