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PD수첩팀

[PD수첩] 600억 부자로 만들어드립니다? 'H영농조합'의 진실

입력 | 2023-12-12 22:09   수정 | 2023-12-12 22:09
12일 밤 PD수첩 <탐욕과 신기루 – 600억 부자로 만들어드립니다?>에서는 누구나 600억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C그룹 H영농조합에 대한 의혹을 집중 취재했다. H영농조합은 PD수첩을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해당 소송을 일부 기각했다. 서초구청은 지난 10월 H영농조합을 상대로 법인 해산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고, 앞서 2월에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H영농조합을 압수수색했다. 이 기업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2023년 12월 기준, 약 23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C그룹 H영농조합은 전국 16개 본부를 운영하며, 약 5백여 곳의 플랫폼(교육장)에서 회원들을 모집, 교육하고 있었다. H영농조합 측 설명에 따르면, 회원이 투자한 금액의 2.6배에 해당하는 디지털 자산(추정 자산)을 제공하며, 출석체크 시 디지털 자산의 0.2%에 해당하는 수익금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현금 1억 원을 투자하면 2억 6천만 원의 디지털 자산이 생기며, 출석체크를 하게 될 시 하루에 약 52만 원의 수익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에 대해 정혁준 회계사는 ″매일 0.2%면, 0.2%라면 1년 365일이면 73%예요. 그냥 출석 체크만으로 내 원금의 73% 수익률이 생긴다는 게 가능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해당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H영농조합의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C그룹의 이 모 회장이다. C그룹 설명회 중 회사 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데이터가 대신 일을 하는 시대이기에, 세계 최초 AI 블록체인 기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홍기훈 교수는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이랑 (해당 시스템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며 사업 운영 방식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제작진이 입수한 H영농조합 내부 자료에 따르면, 수당을 하위에서 상위로 올려주는 다단계 보상체계, ′롤업′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냥 진짜 무슨 신도들 같았어요. 사이비 종교에 빠지신 것처럼, 이거는 잘못된 믿음으로 이루어졌구나‥″_H영농조합 핵심인물의 측근 A 씨
불법 다단계 의혹과 관련하여 H영농조합은 ″현재 온라인 몰에서 매출이 크게 상승하고 있고,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지난해 선수금의 손실도 감소하는 등사업의 실체가 분명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H영농조합 핵심 인물 A 씨는 ″(영농조합의) VVIP가 한 달에 2천정도 가져가요. 그분들이 제가 기억하기로는 170명, 160명까지 갔던 걸로 기억나요″라고 말하며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조직 내 상위그룹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1월에는 H영농조합은 회원들이 찾을 수 있는 돈의 제한을 걸기 시작했으며, 특정 기준 이상의 돈을 찾으려면 출금액의 절반을 먼저 넣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함께 분석한 한상준 변호사는 ″이거 자체가 폰지 사기고 배당은 원칙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이 있어야 돼요. 잉여금이 있어야 되는데 잉여금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나고 있는데 계속 배당을 준 거거든요.″라고 말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현재, 신규 회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라는 지침과 함께 이를 독려하기 위해 부상으로 현금을 내걸고 있는 H영농조합.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사법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