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최훈

"대구서 왔다고 진료 거부"…뒤늦은 '확진' 대책은?

입력 | 2020-03-09 19:51   수정 | 2020-03-0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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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이 환자 말대로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했다면 이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열흘 넘게 병원을 전전했지만 번번이 진료를 거부당한 다른 환자 사례도 있습니다.

대책은 없는지 최 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 온 글입니다.

남편이 39도가 넘는 고열로 고생하고 있는데 어떤 병원에서도 진료는 커녕 출입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대구 거주자인데다 열이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선별진료소를 다녀오란 말에 4번이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고열이 계속되자 지난 5일 보건소측이 국민안심병원에 입원을 의뢰했고, 입원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는 동안 관리 대상 접촉자들은 그만큼 더 늘어났습니다.

방역당국도 대구 출신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김강립/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서울 지역에 있는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받지 않으려는 움직이 있다는 점을 저희들도 심각하게 지금 바라보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건 의료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만큼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무조건 대구에서 왔다고 해서 거부를 하거나 필요 이상의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행정력을 동원해서 그러한 조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최근 모든 의료기관에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 거부를 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선 원내 감염에 따른 시설 폐쇄 등을 막기 위해 대구 출신 환자들에 대해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 다른 방법을 안내했다면 진료 거부가 아니란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갑/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아마 ′(진료) 거부′라기 보다는 대구에서 오신 지 2주는 지난 다음에 내원하시라고 아마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구 출신이든 중국을 다녀왔든 환자가 자신의 정보를 솔직히 말하고 충분히 진료받는 환경이 조성되려면, 현재 각 지역별로로 몇 개 안되는 국민안심병원을 확대하는 건 물론, 중소형 병원들에도 선별진료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영진/대한병원협회 회장]
″그래야 그 환자를 제대로 진료를 하고 또 호흡기 환자를 구별을 해서 또 다른 데로 전원을 해서 확진 환자 격리도 할 수 있는. 아주 최전선이 될 수 있는 거죠. 작은 병원들이.″

방역당국도 서울 백병원 환자 사례를 계기로 환자와 병원,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기 보다 환자들의 진료권이 보장되는 동시에 의료기관의 감염 피해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병원협회 등과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