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남호

"배수로 빠져나가"…100m 옆에 해병대 초소

입력 | 2020-07-28 06:18   수정 | 2020-07-2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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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돌아간 탈북민 김 모 씨는 일단 강화도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월북 날짜를 특정한 19일 이후 남쪽의 상황 파악과 대응은 더디기만 했습니다.

이남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 강화도의 접경지역.

북쪽으로 향하는 한강변은 이중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 군 초소도 보입니다.

철책선을 따라 가다 보니, 커다란 배수로가 나옵니다.

배수로엔 물이 거의 없고, 사람이 충분히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이 배수로와 멀지 않은 곳엔 해병대 초소도 있습니다.

군 당국은 이 배수로 근처에서 탈북민 김모씨가 버린 가방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인근 주민]
″등잔 밑이 어둡다고 그 수로로 들어가서 해병대 쪽으로 돌아서 갈 수도 있는 확률은 (있습니다.)″

가방 안에선 수영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물안경과 옷가지, 현금 480만 원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 등이 나왔습니다.

이 배수로를 통과하면 바로 한강 하류를 만나는데 북한까지 최단 거리는 약 4킬로미터.

그러나 군은 최첨단 야간 감시장비로도 상당한 거리를 헤엄쳐 간 김 씨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월북 추정일인 18일 새벽 만조 수위는 5미터가 넘었는데, 군 당국은 김 씨가 새벽시간 밀물 때 물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들어가 감시를 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몸 전체를 물 안에 넣은 채 얼굴만 내밀고 헤엄쳐 간다면 열영상 감시장비로 포착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군은 이미 지난해 동해에서 북한 목선 밀항을 잡지 못했고, 올해 서해에서는 중국인 밀입국자들을 놓친 바 있습니다.

이때도 최첨단 야간 감시장비는 제기능을 하지 못했고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이제 최전방까지 삼면을 뚫린 군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