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재웅

'비혼모'는 방송출연 안 된다?…규탄 기자회견까지

입력 | 2021-03-30 20:09   수정 | 2021-03-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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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이를 낳으려면 꼭 결혼을 해야 하는 걸까.

비혼 출산을 한 방송인 사유리 씨가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논쟁이 이제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논쟁으로 옮겨갔습니다.

사유리 씨가 아들과 함께 한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반발과 함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먼저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낳은 방송인 사유리 씨.

엄마가 되는 게 오랜 꿈이었지만, 출산을 위해 서둘러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 고민 끝에 ′자발적 비혼모′를 택했습니다.

[사유리/유튜브 ′사유리TV′]
″사랑하는 사람이랑 사랑하는 아이를 낳는 게 최고의 행복이죠. 그런 선택이 못됐으니까 하는 건데‥ 아기를 낳을 권리도 여자의 권리가 아닐까…″

비난을 각오했다던 예상과 달리 그의 출산 소식에 축하와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응원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유리 모자가 육아 예능 방송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혼모 출산을 부추기는 방송을 중단하라′는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비혼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비정상′인데, 방송에 나오면 ′정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주장에 3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방송사 앞에서 규탄 회견까지 열렸습니다.

[홍영태/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운영위원장]
″결혼하기 싫으면 정자은행을 통해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고 살아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려고 하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가족의 형태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4인 이상 가구 비율은 지난해 20%로 급감했고, 국민의 30%는 결혼하지 않고서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금은 ′정상′의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다양한 가족, 다양한 삶의 형태가 등장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유리 씨는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족 형태는 이미 불가피한 시대가 됐다며 편견과 차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방송사 측은 사유리 모자를 통해 가족의 한 형태를 관찰하려는 것일 뿐이라는 취지를 밝혔고, 사유리 씨는 현재 촬영을 진행 중입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이관호 / 영상편집: 이현선 / 화면출처: 유튜브 ′사유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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