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집중취재M] 4천억 번 넷플릭스, 세금은?…한국에서만 '배짱 영업'

입력 | 2021-04-22 20:50   수정 | 2021-04-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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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명품 업체들만 호황을 누린 게 아닙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IT 기업도 작년 한 해 한국에서 수천억에서 수조 원까지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낸 세금은 고작 수십억 원이 전부입니다.

이들의 절세 비법이 뭔지 김민찬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넷플릭스의 한국 이용자 수가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성인 4명 중 한 명 꼴입니다.

매출도 1년만에 두 배 넘게 뛰어, 4,15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럼 넷플릭스가 한국에 낸 세금은 얼마일까?

21억 8천만 원.

전체 매출의 0.5%에 불과합니다.

넷플릭스가 세금을 아낀 비법이 있습니다.

매출 해외로 빼돌리기입니다.

넷플릭스는 미국 본사 말고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법인을 하나 더 두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네덜란드법인에서 이용권을 구입해, 이걸 다시 한국 이용자들에게 재판매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한국 매출의 80%인 3,200억 원이 네덜란드 법인으로 넘어갑니다.

네덜란드는 세율이 낮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입니다.

넷플릭스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이런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다, 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올해부터는 영국과 스페인 등, 각 나라의 과세당국에 법인세를 내겠다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배짱 영업 중입니다.

페이스북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한국에서 판매한 광고는 4천억 원.

하지만 매출 대부분은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 법인으로 넘기고, 한국 법인의 매출액은 236억 원만 신고했습니다.

한국에서 낸 세금은 고작 35억 원이었습니다.

[김우철/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온라인 IT 기업들의 조세회피가 너무 지금 도를 넘고 있고 코로나 때문에 재정이 상당히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 나라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5조 원으로 추정되는 한국 플레이스토어의 앱 수수료 매출을, 역시 조세회피처인 싱가포르 법인으로 보냅니다.

그 결과 구글코리아가 한국에 신고한 매출은 고작 2,200억 원, 세금은 97억 원만 냈습니다.

매출 규모가 비슷한 네이버가 지난해 낸 법인세 4천6백억 원의 50분의 1 정도입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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