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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집중취재M] 백신 무기로 패권 경쟁…주도권 어디로?
입력 | 2021-05-05 20:46 수정 | 2021-05-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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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에 이어서 러시아도 일찌감치 러시아산 백신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 대상은 미국산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나라들입니다.
그러자 미국도 뒤늦게 ′인도적 지원′으로 포장해서 백신 외교전에 뛰어들었는데요.
백신을 무기로 한 외교 역학적 밀고당김을 김정원 기자가 분석합니다.
◀ 기자 ▶
중국산 백신이 공급되거나 공급될 예정인 나라는 전 세계 90여 개국.
러시아도 자체 개발한 백신을 70여 개국에 보냈습니다.
두 나라 백신 중 하나라도 쓰고 있는 곳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봤는데요.
아시아와 중동 지역 대부분, 유럽 일부 지역이 빨갛게 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도 약 80퍼센트에 해당하는 42개 국가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백신을 들여왔습니다.
변이 바이러스로 상황이 악화된 중남미 지역으로 가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3개국을 제외한 중남미 전역에 중국과 러시아 백신이 깔려 있습니다.
일부 나라에선 화이자 등 서구권 백신도 같이 쓰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 강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유럽연합 등 이른바 서구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코로나 사태 불끄기에 우선순위를 둔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사정이 급한 개발도상국들에게 물량 공세를 펼치며 주도권을 먼저 잡은 겁니다.
◀ 리포트 ▶
′백신 부자′ 미국은 뒤늦게야 ′백신 외교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천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전 세계 1위로 그동안은 자국민 접종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만, 최근엔 미국 내 상황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민주주의의 무기고였던 것처럼 미국은 다른 나라를 위한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바이든이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와 달리 세계 맏형 복귀를 공언해 놓고, 코로나 백신은 정작 자국만 챙긴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거브러여수스/WHO 사무총장]
″일부 국가는 자국민 전체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국가들은 하나도 없는 데 말입니다. 자멸하는 길입니다.″
미국이 손을 내민 첫 지원 대상은 인도, 일단 2천만 회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인도가 코로나의 전 세계 화약고가 된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앤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미국과 인도는 세계적 문제가 된 코로나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 시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전략적 계산도 한몫을 한 걸로 보입니다.
인도는 미국의 우방국으로, 일본,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의 속 뜻이 담겨있는 4개국 협의체 ′쿼드′의 중추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아예 백신 특허권 자체를 일시적으로 풀자는 논의도 제약 회사들과 시작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모든 사람이 어려움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제약사들은 원가에 대규모로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인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 소식에 환영은커녕,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중국은 코로나19에 꼬리표를 붙이고 전염병을 정치화하려는 시도에 계속 반대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백신을 무기로 한 강대국들의 패권전쟁을 비판하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백신 특허권을 풀고 전 세계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원입니다.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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