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나세웅

[단독] 박형준 '4대강 반대 인물' 보고에 이명박 "잘 관리하라"

입력 | 2021-07-06 20:11   수정 | 2021-07-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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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국정원의 4대강 사찰과 관련해서 직접 보고를 받고, 대상자를 잘 관리 하라며 지시까지 했다는 국정원 문건을 MBC가 확인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사찰 내용을 보고하고 지시 사항을 받아서 이행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은, 당시 청와대 홍보 기획관이었던 박형준 현 부산 시장이었습니다.

먼저 나세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국정원은 4대강 반대인사 사찰에 대한 감찰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국정원은 청와대의 요청으로 ′4대강 살리기 현안대응 TF′를 구성했습니다.

이어 4대강 반대 인사 20명을 선정해 특별 관리하겠다며, 청와대 홍보기획관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7월 20일.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4대강 사업 반대 인물 및 관리방안′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보고서에 명기된 전체 인물을 잘 관리하라″고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기록했습니다.

불법 사찰을 중단시키거나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했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 사찰과 관련해, 당시 국정 최고책임자인 이 전 대통령 본인의 반응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경협/국회 정보위원장]
″대통령의 워딩(말)을 어느 기관이 마음대로 지어낼 수 있습니까? 대통령께 보고하고, 그리고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은 내용들은 아마 국정원이 기록을 하고 있을 겁니다.″

″잘 관리하라″는 지시는 충실히 이행됐습니다.

4대강 반대에 앞장섰던 교수는 정부 부처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고, 국고 지원금과 연구 용역도 줄어들었습니다.

문화재 지표조사 과정의 결함을 주장했던 인사에 대해서는, ″여론을 선동한다″며 ″개인 비리 적출 노력 병행″을 다짐했습니다.

[황평우/′4대강 반대 관리′ 피해자]
″10년 지난 내용을 가지고 왜 얘기를 하냐 그는데, 아니 당사자가 반성이나 그 다음에 미안하다, 한 마디도 안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냥 지나갈 수 있어요?″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7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권고로 시행된 감찰 결과 보고서로, 국회 정보위원장과 일부 위원의 열람을 통해 처음으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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