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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지
'정착 3년' 예멘인들…"어서 와 한국이 도와줄 거야"
입력 | 2021-09-04 20:31 수정 | 2021-09-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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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정부의 활동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현지인과 가족들이 우리나라로 피난을 온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년 전, 전쟁이 나자 고국을 도망쳐 제주도로 피난을 온 예멘인들입니다.
무슬림에 대한 편견과 외국인에 대한 시선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요.
한국에 정착한 지 3년째인 예멘인들을 구민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난 예멘인 5백여 명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제주도로 몰려왔습니다.
″국민이 먼저다, 국민이 먼저다″
전쟁에서 도망친 예멘인들은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는 예상 못 한 편견과, 정면으로 맞서야 했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가짜 난민′이라고 했을 때, ″(너네 집으로) 돌아가″, ″나가″라고 할 때마다 사실 많이 놀랐죠.″
[A씨 /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버스나 대중교통 이용할 때 사람들이 외국인 옆에 앉는 것을 무서워하거나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거나…″
하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한 감귤농장 사장 부부는 모하메드씨 부부와 갓난 아들에게, 잠잘 곳과 일자리를 마련해줬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불안했고…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게 변했어요. 모든 게 편해졌습니다.″
이스마엘씨는 ′아들 같다′며 생필품을 건네준 편의점 사장님을 이제 ′엄마′라고 부릅니다.
[이스마엘 / 예멘인 난민]
″제가 예전에 흡연자였거든요. 이가 누런 걸 보고 처음 저한테 주신 게 치약이었어요.″
′스마일′과 발음이 비슷한 이스마일씨 한국 이름은 ″아들 미소씨″가 됐습니다.
[김을생 / 편의점 주인]
″이제는 ′미소′라고 하면 다 (알죠). 아는 지인들은 미소라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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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자 이리로 와바~ 함자 왔어?″
3년 동안 한국에 터를 닦은 예멘인들, 아프간인 입국을 보는 마음이 복잡합니다.
일단 무슬림에 대한 달라진 시선은 반갑습니다.
[모하메드]
″(아프간) 아이들에게 인형을 주고 맞아주는 걸 보면서 좋은 반응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아이들이니까요.″
한편으로는 한국을 도운 특별기여자로 인정돼 5년간 체류할 수 있는 아프간인들 처지가 부러운 마음도 생깁니다.
당시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 5백여 명 중 난민으로 인정받은 건 단 2명, 나머지는 모두 인도적 체류자로 분류돼 1년마다 체류허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B씨 / 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1년씩 연장해야 하니까 미래는 없어요. 1년 후에 나가라고 할 수도 있고…″
불안한 신분이지만,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예멘인들은, 아프간인들의 무사한 정착을 기원하며, 한국인들이 분명 도와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A씨 / 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언어는 조금 어렵지만, 하루하루 지나면 상황이 좋아질 거예요.″
[이스마엘 / 예멘인 난민]
″그저 기다리세요. 그럼 한국이란 곳이 아프간인들에게 좋은 곳이 될 거예요.″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허원철 / 영상 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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