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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여성 머리만 가리면 된다던 탈레반…"눈 빼고 다 가려"
입력 | 2021-09-06 20:37 수정 | 2021-09-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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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20년 전 탈레반 통치 당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온 몸을 다 가리는 부르카를 입고 남성과 함께 해야 만 외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달 카불 점령 직후 여성 인권을 존중 하겠다던 탈레반의 공언과는 달리, 여성들에게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니캅을 쓰라고 명령했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7일 아프간 TV 방송,
탈레반은 히잡을 쓴 여성 앵커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같은 날 탈레반 대변인은 20년 전과 달리 여성들이 히잡만 쓰면 된다고도 발표했습니다.
여성들의 교육을 보장하고 사회 활동도 가능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수하일 샤힌/탈레반 대변인]
″히잡의 종류에는 부르카만 있는 게 아닙니다. 꼭 부르카를 써야 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틀 뒤 여성 앵커들은 히잡을 쓰고 출근했지만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베헤슈타 아르간드 / ′톨로뉴스′ 앵커]
″저는 정말 충격받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온몸이 떨릴 정도였어요.″
사립대 개강을 앞두고 탈레반은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규제도 발표했는데, 히잡이 아닌 눈만 빼고 다 가리는 니캅을 입어야 하고, 여성 교원에게서만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남학생과 출입구도 따로 쓰고, 수업도 5분 일찍 끝내야하며, 남학생들이 하교할 때까지 여학생들은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과거와 달리 여성들의 교육을 허용한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최근 아프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니캅 착용을 강제하는 건 분명 퇴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후다 카모쉬/ 여성시위 참가자]
″옷을 어떻게 입을지 결정하는 자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여성들이 교육받을 수 있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야 합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일단 여성 교원 수가 부족하고, 여학생들을 분리할 교실도 부족합니다.
여성 권리를 보장하라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은 시위대를 폭행하고 임신 8개월의 여성 경찰관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등 폭력 진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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