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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 파괴, 독성 제초제 살포‥국제 사회 비난받는 한국 대기업들

입력 | 2022-03-03 20:36   수정 | 2022-03-0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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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환경을 파괴하는 팜유 산업의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 보도.

오늘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의 행태를 고발하겠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땅과 강물을 오염시켰다는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데요.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런 비난을 받는 건지, 이유경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의 팜유 농장.

서울의 절반 크기나 되는 거대한 농장입니다.

이 농장의 주인은 한국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팜유 16만6천톤,1천6백억원 어치를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시민단체들의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데보라 루비두스/국제 환경단체 ′마이티어스′ 선임연구원]
″포스코는 팜유 산업의 독보적 존재입니다. 다른 기업들은 환경을 보호하는데, 포스코는 숲 파괴에 앞장섰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름야자나무를 심기 위해 포유류 200종, 조류 500종이 사는 열대우림을 밀어버렸습니다.

근처 강과 호수는 농장에서 쓰는 제초제와 살충제로 오염됐습니다.

[현지 주민 (2020년)]
″우리의 강물색이 변했습니다.″
(더이상 마실 수 없나요?)
″당연하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진출한 삼성물산.

지난 2016년 농장에서 제초제인 파라쿼트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라목손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파라쿼트는 독성이 너무 강해 한국은 2012년, 유럽은 2007년부터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만 사용해야 하지만, 삼성물산 농장 직원들은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안전교육도 없이 파라쿼트를 살포했다고 합니다.

[삼성물산 농장 노동자 (2016년)]
″농약을 뿌리고나면 덥고 피부가 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조미료로 유명한 대상은 현지 주민과 협의 없이 땅을 수용했다가 현재 대법원에서 사용 불허 판결을 받았습니다.

LX인터내셔널은 보존 지역에 농장을 만들었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국제 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삼성물산과 포스코는 2019년과 2020년 차례로 정책을 바꿨습니다.

숲 파괴, 이탄습지 파괴, 주민 착취 없는 팜유 생산을 약속했습니다.

또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매년 국제 인증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데보라 루비두스/국제 환경단체 ′마이티어스′ 선임연구원]
″포스코는 이미 자기들 농장의 대부분에서 숲을 밀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뒤늦게 숲 파괴를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 주민들을 위해 병원, 학교, 식수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편집 : 안준혁/영상 제공 : 국제 환경단체 Mighty Earth·공익법센터 어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