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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여자 속옷이나 훔쳐가는 러시아군‥이러려고 전쟁 일으켰나?"
입력 | 2022-04-14 20:25 수정 | 2022-04-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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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장난감, 프라이팬, 다리미, 심지어 속옷까지‥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이 약탈한 물건들이, 버리고 간 장갑차 속에서 쏟아졌습니다.
시민들은 겨우 이런 거 챙기려고 전쟁을 벌인 거면, 우리가 줄 테니 러시아 너흰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이 조롱 섞인 비난이 한편으론 도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가, 하는 메시지로도 들립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김건휘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 리포트 ▶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인 집회 장소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러시아 대사관 앞입니다.
″러시아 군함은 물러가라!″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구호를 외친 시민들이 들고 나온 건 낡은 카세트, CD플레이어, 다리미 같은. 먼지묻은 가전제품들입니다.
여러 명이 힘을 모아서 대형 냉장고까지 들고 옮겼습니다.
가전제품에는 전쟁으로 인한 희생을 강조하기 위해서 빨간색으로 칠했습니다.
반전을 외치는 집회에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온건 러시아군의 약탈 때문입니다.
하르키우에 있는 마트에 들어가 진열대에서 식료품을 훔쳐 담는 러시아군.
퇴각하는 러시아군이 버리고 간 장갑차에선 포장도 뜯지 않은 장난감과 후라이팬까지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 군인과 고향에 있는 친척의 통화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군인 - 친척]
″당신 주려고 화장품 훔쳤어요. <지금 안 훔치는 러시아 군인이 누가 있겠어요.>″
[알렉세이/우크라이나인 참가자]
″집히는 건 뭐든지 훔쳐가고 있어요. 마을에서 개집을 훔쳐간 적도 있습니다.″
″보시면 커피포트와 토스터기같은 소형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이렇게 속옷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걸려있는데요. 이런 잡동사니들이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실제로 약탈했던 종류의 물건들입니다.″
이런 행동에는 기껏 속옷이나 훔쳐가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전쟁을 일으켰냐는 분노가 담겼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군인들은 그저 도둑놈들이 됐을 뿐입니다.
[빅토리아/시위 주최자]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도둑입니다. 지금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도둑, 살인자뿐입니다.″
[타샤/우크라이나인 참가자]
″<그렇게 비싼 물건들은 아니지 않나요?>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선 비싼 물건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훔쳐가는 게 아닐까요?″
살인을 멈추고 약탈을 그쳐라.
전쟁은 이제 스톱.
시위대는 푸틴 얼굴 아래에 엑스표를 긋고, 붉게 칠한 푸틴 얼굴 옆에 속옷을 걸어 모욕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재, 위동원/영상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