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출女청소년과 성범죄자가 이웃사촌?

입력 | 2022-06-16 20:34   수정 | 2022-06-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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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가출한 여성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청소년 쉼터 바로 옆집에 청소년을 두 번이나 성폭행한 전과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성 범죄자가 주변에 살고 있으면 이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데,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청소년 보호 시설은 정작 고지 대상에서 빠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인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울산 남구의 한 주택가.

여기에는 지난 2013년 여성 청소년을 2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4년 징역형 받았던 30대 남성 A씨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 건물.

가출한 여성 청소년들이 보호받으며 살고있는 단기 청소년 쉼터가 있습니다.

A 씨가 살고 있는 빌라와 청소년 쉼터는 이처럼 벽 하나도 없이 맞붙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소년 쉼터는 성범죄자가 바로 옆집에 산다는 사실을 고지받지 못했습니다.

[청소년 쉼터 관계자]
″고지서 이런 건 못 받았고 전화 통화로 누군가가 제보해 주셔서 그래서 아이들한테도 주의를 줬었고‥″

정부는 19세 미만 자녀가 있는 세대나, 유치원, 초등학교, 청소년 수련시설 등에 성범죄자가 인근에 산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그런데 성폭행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가출 청소년 쉼터는 고지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2013년 법이 정한 고지 대상에 아예 포함되지 않은 겁니다.

심지어 청소년보다 더 보호를 받아야 할 아동 시설도 대부분 고지 대상에 제외됐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
″법률상에 그 부분(누락시설)을 추가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그거에 대한 예산적인 수반도 필요하거든요.″

과연 돈은 얼마나 드는 걸까?

성범죄자 고지서는 먼저 SNS 알리고, 나중에 우편도 보냅니다.

행정안전부가 밝힌 정부 SNS 알림 톡 비용은 건당 5원, 고지 대상에서 제외된 청소년쉼터 135곳에 다 보내도 700원이면 충분합니다.

청소년 보호단체들도 수개월 전부터 성범죄자 고지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는 검토만 할 뿐, 법안을 고치거나 대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인곤입니다.

영상취재: 최영 / 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