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하늘

수십 년 걸리는 오염수 방류, 시간·비용 아끼려는 일본의 꼼수?

입력 | 2023-02-09 19:55   수정 | 2023-02-09 21:1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이 사안을 취재한 정치팀 손하늘 기자에게 몇 가지 더 물어보겠습니다.

손기자, 당초에는 일본이 방사성물질 64종을 대상으로 안전한지 아닌지 측정하겠다고 했다고 최근 그 가운데, 37종을 측정 대상에서 뺐다는 거잖아요.

왜 그렇게 한 건가요.

그렇게 빼고 괜찮은 겁니까?

◀ 기자 ▶

이 이야기 하려면 반감기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기억하시겠지만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게 2011년이니까, 12년 정도 지났잖아요.

방사성 물질은 핵분열을 하면서 그 양이 계속 줄어듭니다.

일본이 이번에 제외하겠다고 한 37종은, 반감기가 짧아서 오염수에서 다 사라졌을 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측정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12년 사이에 새로 핵분열이 시작되지 않았을 거라는 보장이 없고, 정말 다 없어졌는지 전수 조사를 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인터뷰를 들어보실까요?

[서균렬/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처음에 생긴 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12년 됐으니까요. 그런데 새로 생긴 건 앞으로 12년 더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낙관적인 경우를 보더라도 그러니까 그들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죠.″

◀ 앵커 ▶

사고가 난 12년 전에 나온 오염수에는 그 37종이 안 들어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염수는 그 뒤로 지금까지도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이거네요.

일본이 모를 리가 없는데, 방류가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왜 굳이 측정 대상 물질을 대폭 줄이려는 걸까요?

시간 때문입니까?

◀ 기자 ▶

오염수 양이 130만톤이나 됩니다.

이걸 다 방류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방류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려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 등장한 미국 과학자 얘기를 다시 들어보시죠.

[아르준 마키자니 박사 / 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 패널]
″시간, 설비, 숙련된 인력이 다 필요합니다. 측정하는 방사성 핵종을 줄이면, 방류 속도도 빨라지고, 비용도 줄어들겠죠.″

◀ 앵커 ▶

아직은 ′안′이니까, 정해진 건 아니겠습니다만 우리 정부가 입장을 빨리 정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기자 ▶

측정 대상 물질을 대폭 줄이는 방안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닙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도쿄전력이 제출한 방안을 아직 심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께서 가장 궁금해 하실 것은, 오염수를 방류하면 위험할까? 일텐데요,

일본 측은 ″자체 처리를 완료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기준치의 5만분의 1에서 50만분의 1에 불과해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설명을 믿을 수 있으려면,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는 게 전제돼야 합니다.

무슨 근거로 왜 측정 물질을 대폭 줄이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그냥 믿어달라고 하면 안 되겠죠.

이 자료를 입수한 국회의원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정 의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일본 정부는 일본 주민들, 어민들, 환경단체, 그리고 주변국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안전성을 용인할 때까지, 인정할 때까지는 오염수 방류를 해서는 안 됩니다.″

◀ 앵커 ▶

손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자료제공: 이재정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