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연예
스포츠
뉴스데스크
지윤수
여긴 딴 세상 튀르키예 에르진, 뭐가 달랐나
입력 | 2023-02-16 20:04 수정 | 2023-02-16 21:1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튀르키예에서 강진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나면서 이제 구호대의 활동이 ′생존자 구조′에서 ′이재민 구호′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본격적인 철거와 복구 작업도 시작이 됐는데요.
현장 연결에서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지윤수 기자, 지금 뒤로 보이는 건물에서도 철거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 기자 ▶
네, 저는 하타이 주의 북서쪽 항구도시, 될티욜에 와 있습니다.
제 뒤로, 다 무너져가는 이 건물은 오늘 안으로 철거를 마칠 예정입니다.
대부분 피해 지역에서 구조 활동이 마무리되고 이제 철거와 복구 작업이 시작됐는데요.
이 곳에서만 이미 스무채 정도의 아파트가 철거됐습니다.
이 도시는 지중해에서 석유를 수출하는, 터미널 역할을 해 왔는데요.
지진으로 한 때 이 곳의 산업 시설이 모두 멈춰서면서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앵커 ▶
화면으로만 봐도 철거와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그런데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 중에서, 진앙과 가까운 곳인데도 피해가 그렇게 크지 않은 곳들도 있다고 하던데, 지 기자가 직접 가서 보니까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저희 취재진은 여기서 자동차로 20분 가량 떨어진 에르진이라는 도시에 다녀왔습니다.
이 도시는 취재진이 지나오면서 봤던 다른 도시들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저희도 꽤 놀랐습니다.
거리마다 상점은 문을 활짝 열었고, 공원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햇볕 쬐려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동네 아이들도 나와 미끄럼틀을 타며 뛰어 놉니다.
이 곳은 튀르키예의 작은 도시 에르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무너진 건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피해가 가장 컸던 하타이 중심에서 불과 100km 떨어져 있습니다.
열흘 전, 7.8의 지진 지나갔다고는 믿기 어려운 평온한 풍경.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흔적은 분명 남았습니다.
이슬람 사원의 탑 꼭대기는 반이 깨졌고, 건물 외벽 타일들도 줄줄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건물 바깥과 가게 내부에도 굵은 금이 생겼지만 가게는 정상 영업 중입니다.
[잡화점 주인]
″금이 간 건 나중에 만든 가벽이라서 크게 상관 없고, 중요한 기둥들은 튼튼합니다.″
한창 공사 중인 5층짜리 건물의 지지대도 흐트러짐 없이 버텨냈습니다.
이렇게 다친 사람도, 붕괴된 건물도 없는 건 이 도시만의 엄격한 불법 건축물 관리 때문입니다.
과거 지진 경험으로 한층 강화된 건축법을 철저히 지키게 했고, 건물은 반드시 6층 이내로만 짓게 한 겁니다.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
″(높은 아파트 대신) 주택 집들이 많아서 피해가 적었습니다. 에르진에 건물 갈라짐 같은 게 있는데 곧 복구하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피해가 적다는 소식에 이 곳으로 피난 온 경우도 많습니다.
괴콴씨도 당시 8살 딸, 3살 아들을 안고 될티욜 집에 숨어있다가 지진이 잦아들자마자 에르진으로 왔습니다.
[괴칸타만]
″(지진 당시) 집에서 숨어있다가 새벽에 아이들 안고 나와 차 안에서 있었어요. 에르진이 안전하다는 얘기 듣고 다음날 여기로 왔습니다.″
에르진과 될티욜, 해안선을 따라 이웃해 있는 두 도시지만, 평소 어떻게 재난에 대비했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금까지 부실시공과 관련된 건설업자 114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 하타이 주에서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장영근/영상편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