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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초 트랜스젠더 시장‥"성소수자 자기 자신으로 살아야"

입력 | 2023-03-05 20:21   수정 | 2023-03-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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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최초의 트랜스젠더 시장이 탄생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 평범한 삶을 살다 쉰 살에 성 전환을 했던 마리 코우 시장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산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자유″라며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명아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프랑스 북부 오드프랑스주의 틸루아레막시엔.

주민 640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2020년 프랑스 최초로 트랜스젠더 여성을 시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분주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이 여성은 마리 코우.

[마리 코우/틸루아레막시엔 시장]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마리 코우입니다. 프랑스 최초의 트렌스젠더 시장입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그녀는 쉰 살이 되어서 여성으로 성 전환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리 코우/틸루아레막시엔 시장]
″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집을 사고 자식을 기르는 게 옳은 방식이라 생각했는데 마흔이 된 이후 이렇게 삶을 이어나가는 게 힘들었습니다.″

성 전환 이후 남은 삶은 봉사하며 살겠다고 결심한 그녀는 파리 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내려와 시장에 출마했고 2020년 당선됐습니다.

시장으로 일한 지 약 2년, 어린이집을 새로 만들었고 주민들과의 소통도 늘렸습니다.

[켈리/마을 주민]
″우편함으로 작은 소식지를 받아서 마을이 돌아가는 소식을 알 수 있기도 하고요. (시장님이 취임한 이후)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으로서 기쁩니다.″

[사뮤엘/마을 공사장 노동자]
″일에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에요. (시장님이 트랜스젠더인 것은) 아무 것도 다를게 없고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다 똑같은 사람인 걸요.″

자신과 같은 고민을 겪었던 성소수자들의 멘토를 자처하는 그녀.

다름을 존중하는 게 소수자들은 물론 사회전체를 위해서도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마리 코우/틸루아레막시엔 시장]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남들과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모두가 표준이 돼야 하나요? 창의력은 다름을 존중하는 데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특히 성 정체성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리 코우/틸루아레막시엔 시장]
″성소수자인 걸 부끄러운 정신병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으로 있는 그대로 산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자유입니다.″

유럽 각국은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위해 제도를 바꿔, 스페인은 16세 이상이면 의사 진단 없이도 성별을 바꿀 수 있게 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는 성소수자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인공 수정도 가능하게 했고, 스위스 취리히는 화장실의 3분의 1을 성구분이 없게 바꿨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유경(파리) / 영상편집: 민경태